[Oh!커피 한 잔②] '레베카' 루나 "아이돌 편견 안타깝다..책임감 커"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7.09.11 15: 13

걸그룹 에프엑스 루나는 데뷔 다음해부터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 무대에 오르며 그동안 '인 더 하이츠', '스쿨오즈' 등의 작품에 출연, 뮤지컬 배우로서의 입지를 꾸준히 다져왔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아이돌 출신 가수의 뮤지컬 진출이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상황.
현재 뮤지컬 '레베카'에서 '나(I)' 역할을 맡아 열연 중인 루나는 이에 대해 "전 아이돌이 좋지만 25세의 박선영이란 배우이기도 하다. 그런데 무조건 아이돌이라고 편견을 가지니 안타깝다"고 밝히며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책임감이 크다"고 남다른 각오를 드러내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에 OSEN은 최근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레베카' 관련 라운드 인터뷰에서 가수뿐만 아니라 뮤지컬 배우로서도 차근차근 성장 중인 루나를 만나 다양한 대화를 나눠봤다.

이하 루나와의 일문일답. 
Q. 가수 출신이라 가창법에서 혼란을 겪진 않았나?
"전 사실 클래식적인 창법을 사용하지 싶지 않았다. 가족이 클래식을 해서 원래 접했고 성악을 못하는 것도 아니지만 원래 뮤지컬에서 클래식한 창법을 버리고 싶은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아직도 꼭 무대에서 허스키한 느낌을 빼고 곱게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나(I)'라는 역할 자체도 청아한 목소리라고 표현된 부분이 없는데 그렇게만 따라 해야 하나 싶었다. 연출님께도 그렇게 말했고 '네 목소리로 너를 표현해라. 단 관객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해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래서 그 합의점을 찾으려고 지금도 노력 중이다. 많이 보안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2막에세 굉장히 파워풀하게 부르는데 힘들진 않은가?
"오히려 행복하다. 제가 원래 가만히 못 있는 편이다. 전 연습하고 성취하는 게 행복하다. '레베카'는 연습을 하는 만큼 늘더라. 사실 아무리 연습해도 10분의 1도 안 늘지만 처음으로 장기간 무대에 서는 공연에서 한계점에 부딪히게 돼서 행복하다. 전 차라리 1막이 힘들다. 청아하고 클래식하게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Q. 이렇게 장기간 공연을 하면 캐릭터에 심하게 동화되지 않나?
"전 일부러 털어내려고 하지 않는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는 감정에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 예능에도 안 나가려고 하고 기분 좋은 날에도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안 하려고 한다. 전 감정적으로 1막이 제일 힘들다. 고독하게 살아왔고 막심을 만났는데 레베카 때문에 짓눌리며 살아야 하는 걸 표현하는 게 말이다. 그래도 그걸 2막에서 터트릴 수 있어서 좋다." 
Q. 콘서트 무대와 뮤지컬 무대는 어떻게 다른가?
"가요 무대는 자유롭고 행복하고 즐겁다. 뮤지컬 무대는 숙제인 것 같다. 배우로서 자유로워지긴 힘들다. 전 완벽하지 않으면 가요 무대는 서지 않는다. 뮤지컬 무대는 약속 시간이 있고 제한적인 게 많아서 준비되지 않아도 올라가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 자유로움과 자유롭지 못함의 차이인 것 같다."
Q. 뮤지컬은 어떻게 하게 됐나?
"원래 뮤지컬 보는 걸 좋아했고 가수가 되기 전엔 뮤지컬 배우를 준비했다. 춤과 노래 연기를 같이 할 수 있어 좋다. 뮤지컬에서만 할 수 있는 게 있으니까. 또 계속 배울 수 있어서 좋다. 뭔가 꿈을 이뤘는데 계속 이뤄나가야 하는 느낌이다."
Q. 아이돌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이 되진 않는가?
"책임감이 너무 크다. 제가 '금발이 너무해'로 뮤지컬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아이돌은 뮤지컬을 하지 말아야 해'라는 생각이 컸다. 심적을 힘들었고 제가 잘못하거나 실수하면 아이돌 출신 배우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 봐 더 열심히 했다. 아이돌은 사실 체중도 말라야 하고 성량보단 마이크를 잘 타야 한다. 그런데 뮤지컬은 체력이 좋아야 하고 성량이 중요하다. 아이돌 출신 후배들이 그걸 모르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저라도 달라야겠다 싶어 관리 면에서 주현 언니한테 많이 배우고 있다. 언니를 보고 있으면 존경심이 절로 든다."
"관객분들의 후기를 많이 보는 편이다. 그런데 아이돌이란 언급이 나오면 가슴이 아프다. 전 아이돌이 좋지만 25세의 박선영이란 배우이기도 한데 무조건 아이돌이라고 편견을 가지니까 안타깝더라." / nahee@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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