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좀비' 세인트루이스가 깨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2장) 마지막 자리를 두고 3파전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와일드카드 1위 자리는 최근 13연승을 달린 애리조나로 굳어진 상황. '가을좀비' 세인트루이스는 막판 상승세를 타며 밀워키와 함께 와일드카드 2위 콜로라도를 맹추격하고 있다.
8월초만 하더라도 와일드카드 티켓 두 장은 애리조나와 콜로라도의 차지로 보였다. LA 다저스의 놀라운 성적에 가려졌지만, 애리조나와 콜로라도는 다른 지구 1위팀 성적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콜로라도가 점차 하락세를 타는 사이 전반기 부진했던 세인트루이스가 후반기 안정된 전력으로 가을 냄새를 맡은 듯 슬금슬금 올라왔다.
8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세인트루이스는 72승 68패로 중부지구에서 밀워키와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1위 시카고 컵스와는 5경기 차이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의 상승세다.
세인트루이스는 후반기 공격력이 살아나고 있다. 전반기 팀 타율이 2할5푼5리로 내셔널리그 7위였으나 후반기 팀 타율은 2할6푼9리로 리그 3위(.269), 특히 득점력이 리그 2위(269점)까지 좋아졌다. 팽팽한 접전에서 경기 후반 집중력도 향상됐다. 가을좀비는 1~6이닝 홈런 숫자가 105개로 ML 평균인 123개에 못 미친다. 30개팀 중 26위. 그러나 7회 이후 홈런 숫자는 65개로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마운드는 시즌 내내 꾸준히 상위권이었다. 전반기 평균자책점 3.98, 후반기는 3.83을 기록 중이다.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도 에이스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랜스 린은 전반기 평균자책점이 4.42에서 후반기에는 0.94의 놀라운 숫자를 기록 중이다. 신인 루크 위버는 8월 이후 선발 4연승을 달리고 있다. 집단 마무리 체제인 불펜이 조금 안정돼야 한다.
세인트루이스는 쉽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두 가지 가능성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중부지구 선두 자리와 와일드카드 2번째 자리를 함께 추격하는 것이다.
먼저 중부지구 선두 다툼. 시즌 막판에는 같은 지구 팀끼리 맞대결이 많아 희망은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시카고 컵스와 7경기, 밀워키와 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남은 22경기 중 10경기나 된다. 특히 시즌 마지막 7연전이 컵스(4연전)-밀워키(3연전) 경기다. 시카고 컵스와의 맞대결에서 5승2패 정도 거둔다면 해볼 만 하다. 컵스-밀워키전도 7경기 남아 서로 물고 물린다면 끝까지 가봐야 안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은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맞대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가능성이 있다. 매 경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고 팀 분위기를 말했다.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는 2위팀 콜로라도를 3경기 차이로 쫓고 있다. 콜로라도가 8월 이후 하락세라 기대를 품을 수 있다. 콜로라도는 LA 다저스(지금은 슬럼프이지만) , 애리조나 등 강팀과 대결이 10경기 남아 있기도 하다. 물론 약팀 샌디에이고, SF와도 9경기 남아 있지만, 그들의 고춧가루를 기대해야 한다.
세인트루이스는 9일부터 홈에서 열리는 피츠버그-신시내티 6연전에서 승리를 최대한 추가하는 것이 급선무다.
/orange@osen.co.kr [사진] 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