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스리그(2군)의 최강자는 국군체육부대(상무)와 경찰야구단이다. 상당수가 1군에서 뛰던 선수들로 이뤄진 상무는 남부, 경찰은 북부리그를 올해도 제패했다. 그 다음 팀이 바로 SK 퓨처스팀(2군)이었다. 상무와 경찰을 빼면 승률 1위였다.
SK 2군의 2015년 성적은 41승53패8무(.436)였다. 지난해는 44승44패8무(.500)였다. 올해는 더 나아졌다. 46승38패7무(.548)를 기록해 북부리그 2위를 기록했다. 2군 성적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기초체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해석은 가능하다. 강화 퓨처스파크 시대를 연 뒤 점점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가 조금씩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마운드의 경우 4.33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경찰(5.08)을 제치고 북부리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타선도 101개의 팀 홈런을 기록해 만만치 않은 힘을 과시했다. 1군에 올라간 선수들도 제법 있었다. 최항이나 김태훈과 같은 선수들은 1군에서 가능성 있는 성적을 내기도 했다. 또한 조정을 위해 2군으로 내려왔던 선수들이 좋은 성과를 얻어 1군 전력에 다시 힘을 보탠 경우도 적잖았다. 전체적으로 성공적인 시즌이라고 할 만하다.
김무관 퓨처스팀 감독은 “2군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 1군에 많이 보내는 것이 더 좋은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올해는 단장도 새로 부임을 했고, 테마를 가진 미션야구를 2군에서 많이 추구했다. 육성에 집중했고, 그룹핑 훈련 등 새로운 기법도 많이 도입했다. 부족한 점을 강도있게 훈련한 것이 비교적 잘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1군에 맞는 기본기와 체력 훈련에도 중점을 뒀다”고 1년을 돌아봤다.
성적에 연연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선수들에게 ‘핸디캡’을 주는 미션야구를 끊임없이 수행했다. 투수들은 매일 미션이 달랐다. 이를테면 “무조건 빠른 공으로 2S 잡기. 그 전에는 변화구 사용 금지”, 야수들은 “2S 이후에는 무조건 팀 배팅” 등의 미션을 받고 경기에 들어섰다. 1군에 올라갈 만한 야수들에게는 번트나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 등 1군을 미리 경험할 수 있는 작전을 의도적으로 걸기도 했다.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그런 시도들이 점차 성공률을 높여가는 단계라는 게 퓨처스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훈련을 했는데 아직 안 된 부분도 있었다. 투수들은 전체적으로 성적이 좋았으나 볼넷이 많았다. 야수들은 팀 플레이를 더 보완해야 한다. 아무래도 1군 선수들에 비해서는 기량들이 떨어지고,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스스로 인식해서 하는 것들이 조금은 미진했다”고 보완점을 짚었다.
김 감독이 뽑는 올해 2군 MVP는 최항과 이건욱이다. 최항은 뛰어난 타격을 앞세워 이미 2군에서도 자리를 잡았다. 김 감독은 “최항은 생각보다 빨리 올라왔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잘했다. 2군에서 잘 만들어줬다고 본다. 1군가서도 계속 좋아지더라. 어려운 공을 공략하는 능력이 계속 나아지고 있다”고 흐뭇하게 웃으면서 “이건욱은 꾸준하게 던졌다. 김태훈도 많이 늘었다고 본다. 트레이닝, 투수파트가 올해 잘했다”고 말했다.
퓨처스리그 일정은 종료됐지만 강화에 불이 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많은 선수들이 합숙을 하며 연습경기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김 감독은 “마무리캠프에서는 내년 1군 전지훈련에 갈 수 있는 선수들을 담금질하는 것이 목표가 될 것이다. 남은 연습경기를 통해 올해 기회를 많이 받지 못한 선수들에게 경험을 주고, 미스플레이나 공격적으로 하지 못했던 부분을 보완할 것이다. 연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경기를 하면서 부족한 점을 찾아가야 하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10월까지는 되도록 연습경기를 많이 잡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