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영건들, 롯데의 또 다른 수확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9.08 13: 03

“분명 좋은 재능을 가진 선수들은 있다. 어떻게 성장시키고, 관리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올해 롯데에 부임한 김원형 수석코치(투수코치 겸직)는 지난 오키나와 전지훈련 당시 팀의 젊은 투수들에 대해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롯데는 최근 몇 년간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더뎠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팀 마운드의 주축들 상당수가 30대였다. 지난해에 이르러야 몇몇 선수들이 불펜에서 출전 기회를 얻기 시작했으나 확실한 세력은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는 그 선수들이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4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의 또 다른 성과다. 이미 12승을 거둬 팀 내 최다승 투수인 박세웅이 마지막 벽을 깨고 나왔고, 김원중은 팀의 든든한 5선발로 자리매김했다. 박시영 박진형 김유영 강동호 등 젊은 선수들도 조금씩 1군 선수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제 20대 투수들을 빼놓으면 마운드 구성을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에이스 자질’이 기대됐던 박세웅은 롯데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박세웅은 시즌 26경기에서 12승5패 평균자책점 3.38의 호성적을 냈다. 리그 정상급 피칭이다. 김원중은 21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가 7승6패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 중이다. 개인 첫 100이닝 돌파에 아웃카운트 두 개가 남았다. 김원중은 지난해 3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 외 박진형 박시영 김유영 등도 모두 30경기 이상에 나갔다. 투구 내용이 다소간 들쭉날쭉한 감은 있지만 올해 경험이 성장의 좋은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박시영 박진형 김유영 모두 선발로도 1경기 이상에 뛰는 등 여러 방면에서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롯데 마운드는 이런 영건들의 가세와 함께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을 내고 있다. 롯데의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은 5.63으로 리그 평균(5.17)보다 못했다. 리그 7위였다. 하지만 올해는 4.62로 리그 4위고 평균(4.91)보다도 낮다. 결국 마운드 안정은 롯데 상승세의 원동력이 됐다. 롯데가 좋을 시기에는 항상 마운드의 힘이 있었다.
김원형 코치는 “아직 멀었다”라고 이야기하면서도 “그래도 선수들의 자신감이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고 긍정적인 면을 짚었다. 롯데는 시즌 초반 어린 투수들의 등판 관리를 비교적 철저히 한 편이다. 김 코치는 “체력적으로 득을 봤다기보다는 선수들이 좋지 않을 때 빼주곤 했다. 사실 베테랑 투수들도 2~3경기 좋지 않은 경기를 하면 공을 던지기 싫기 마련이다. 그런 조절을 감독님께서 잘해 주셨다”고 돌아봤다.
김 코치는 “스태미너적인 부분보다 심리적인 측면에 더 신경을 썼다. 결과가 나고, 선수들이 승리를 하고 성공의 경험을 쌓다보니 자신감이 붙는 선순환이 만들어졌다”라면서 “1년 반짝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내년까지는 이어가야 한다. 그런데 선수들이 힘든 와중에서도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러닝을 열심히 한다. (김)원중이 같은 경우가 특히 그렇다. 선수들이 대견하다”고 미소지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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