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잔여 경기 일정이 최종 확정됐다. 우승팀은 물론 5강팀 역시 미궁인 상황. 선두 KIA는 유달리 고전했던 kt와 3연전으로 시즌을 마무리한다. 남은 20경기 중 6경기가 kt전. 순위 싸움의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KBO는 7일 오전 잔여 경기 일정을 발표했다. 발표 전까지는 17일 경기까지의 일정만 있었다. 우천 연기 등으로 미편성됐던 19일부터의 경기 일정이 공개된 것. 시즌 최종전은 내달 3일 5개 구장에서 일제히 치른다. 자연히 팀별로 우천 연기된 경기수에 따라 남은 보름의 일정이 달라진다.
선두 KIA는 지난달 24일 대전 한화전까지 11차례 우천 연기를 경험했다. 그 중 4경기가 kt전이었다. 유달리 수원 원정만 떠나면 비가 KIA와 함께 했다.
때문에 잔여 일정에서 가장 많이 만나는 팀도 kt다. 우선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홈에서 kt를 상대한다. 이후부터는 우천 연기 경기의 편성. KIA는 23일 kt와 홈에서 한 경기를 남겨뒀다. 이어 28일부터 한화와 원정 2연전을 치른 뒤 하루를 쉬고 10월 1일부터 3일까지 수원 kt 3연전으로 시즌을 마무리한다.
KIA가 남겨둔 20경기 중 6경기가 kt전이다. KIA는 20경기가 남은 시점에서 2위 두산과 3.5경기차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여섯 번이나 만나는 kt가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올해 KIA가 kt 상대로 고전했다는 점이다. KIA와 kt는 올 시즌 10차례 만나 5할 승부를 펼쳤다. 시즌 시작부터 줄곧 선두를 달렸던 KIA가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건 딱 두 팀. 바로 kt와 두산이다.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는 두산이라면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최하위에 처진 kt는 다소 의아하다. 김진욱 kt 감독도 "KIA만 만나면 선수들이 달라진다"라며 너털웃음을 지은 바 있다.
그래서 시즌 마지막 세 경기를 연이어 kt와 치르는 것은 KIA로서 큰 부담이다. 그 전까지 순위를 확정짓지 못하면 선수들로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kt는 두산과 3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kt는 올 시즌 두산 상대로 4승9패, 철저히 열세다. KIA를 상대할 때와는 판이하다. kt로서는 KIA와 남은 6경기, 두산과 남은 3경기를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본의 아니게 우승팀을 결정하는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될 전망이다.
김진욱 감독은 이에 대해 부담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7일 두산전에 앞서 "우리는 6선발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선발투수가 나오면 우리와 경기하는 팀으로서 볼멘소리가 나올 수 있다"라고 염려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잔여 시즌 자신의 철학을 굽히지 않을 전망이다. 김진욱 감독은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상대 팀 사정을 다 봐줄 수는 없다. 우리는 우리 야구를 할뿐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최하위 팀의 고춧가루가 어느 팀에게 매콤하게 작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