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11피홈런’ 박세웅, 위험수위 오른 장타공포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9.08 05: 50

그동안 잘 버텨왔고, 충분히 에이스라고 불릴만했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의 후반기 부진은 심상치 않아 보인다. 후반기 최다인 11개의 피홈런을 허용하면서 장타 억제력이 실종됐다. 
박세웅은 지난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시즌 13승을 노렸다. 그러나 박세웅에게는 13승 대신 5⅔이닝 8피안타(3피홈런) 3탈삼진 6실점이라는 뜻하지 않은 결과가 찾아왔다.
이날 박세웅은 3회 선제 실점 이후 4회 이승엽에 투런포, 6회 러프에 투런포, 이원석에 솔로포를 연달아 허용하는 등 3개의 홈런을 얻어맞았다. 지난달 31일 사직 NC전 4피홈런 이후 2경기 연속 3개 이상의 피홈런을 기록했다.

올 시즌 초반, 박세웅은 홈런을 맞지 않는 투수로 명성이 자자했다. 개막 이후 11경기 만인 지난 6월 6일 마산 NC전에서 첫 피홈런을 기록했다. 이후 피홈런 수치가 급격히 올라가더니 전반기를 9피홈런으로 마감했다. 
전반기 막판 피홈런 수치가 급증하긴 했지만 장타 허용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전반기 피장타율은 0.345에 불과했고 이는 규정이닝 투수들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였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서 박세웅의 장타 허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날 포함해 2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내준 것을 포함해 후반기 11개의 피홈런을 기록했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가운데 후반기 피홈런 최다였다. 아울러 피장타율 역시 0.487로 전반기보다 약 1할 가까이 상승했다. 
올 시즌 박세웅은 162⅔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데뷔 이후 최다 수치다. 지난해 역시 풀타임 선발을 소화했지만 이닝 소화에서는 비교할 수 없다(지난해 139이닝). 후반기 체력 저하가 대두될 수밖에 없는 수치들이다. 올 시즌 박세웅이 던진 공은 2631개. 지난해 2549개를 훌쩍 뛰어 넘었다. 그리고 올 시즌 투구 수 상위 10명 가운데 풀타임 선발 연차가 가장 적은 투수가 박세웅이다. 20대 투수 역시 혼자다. 
빠른공의 구위는 물론 위닝샷인 포크볼의 예리함도 떨어졌다. 7일 경기에서 맞은 홈런 3개 중 2개가 떨어지지 않고 가운데로 몰린 포크볼이 상대의 방망이에 정확하게 걸렸다. 손가락의 악력이 충분해야 포크볼의 위력이 살아날 수 있는데 박세웅의 포크볼은 전반기의 예리함이 사라졌다.
이미 박세웅은 올 시즌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시즌 초중반 다소 많은 투구를 하기도 했지만 철저히 로테이션을 지켜가면서 올 시즌을 치러냈다. 막판의 고비가 박세웅에게는 힘겹다. 다만, 팀의 가을야구 진출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로테이션을 건너뛰는 등의 관리를 하기엔 무리가 있는 상황이다. 위험수위에 오른 박세웅의 체력과 장타 억제력이지만, 지금은 그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jhrae@osen.co.kr
[사진] 부산=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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