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에 한 방을 쳐줄 해결사가 없다. LG가 마주한 냉정한 현실이다.
LG는 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치른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전에서 연장 12회 승부 끝에 1-1로 비겼다. 넥센을 잡았다면 5위까지 바라볼 수 있었던 LG(61승59패3무)는 7위를 유지했다. 넥센(66승62패2무)은 가까스로 5위를 지켰다.
경기 전 양상문 LG 감독은 유강남이 팀내 홈런 1위라는 말에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뼈있는 농담을 했다. 유강남이 잘 치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홈런 12개를 친 선수가 팀에서 홈런이 가장 많은 현실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이었다. 그만큼 LG에는 승부처에서 한 방으로 물줄기를 바꿀 수 있는 해결사가 없었다.
넥센전도 마찬가지였다. LG는 8회까지 3안타에 그치며 점수를 한 점도 뽑지 못했다. 1회 1루수 정성훈의 실책을 빌미로 1점을 내준 뒤 계속 끌려 다녔다. LG는 6회까지 브리검의 구위에 눌려 2안타를 뽑는데 그쳤다. 브리검에게 삼진은 무려 11개를 당했다.
9회 두 개의 볼넷 후 2사에서 이형종의 극적인 동점타가 터져 LG를 살렸다. 하지만 그 때 뿐이었다. LG는 연장전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삼진은 총 17개였다. 그나마 나온 팀 안타 4개 중 두 개를 이형종이 쳤다. LG의 중심타선 박용택(4타수 무안타 1삼진), 정성훈(5타수 무안타 4삼진), 양석환(4타수 무안타 2삼진)은 13타수 무안타 7삼진을 합작했다.
LG가 넥센을 잡았다면 단숨에 7위서 5위까지 치고 올라설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LG는 그 기회를 스스로 차버리고 말았다. 이렇게 빈곤한 득점력이라면 설령 LG가 가을야구에 진출하더라도 희망은 크지 않아 보인다. LG의 젊은 타자들은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승부처에 힘을 몰아치는 모습까지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베테랑들의 침묵 또한 아쉬운 부분.
LG 선발 허프는 7이닝 무사사구 6삼진 무자책점으로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LG 야수들은 허프에게 미안할 정도로 빈타를 선보였다. 승부처에서 한 방을 해줄 대형타자가 절실한 LG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