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한 오선진-양성우, 한화 新 테이블세터 구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9.08 05: 50

한화는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정근우-이용규가 부상으로 정상 가동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1989년생 동갑내기 오선진-양성우 테이블세터의 존재감이 대단하다. 
한화는 지난 6일 대전 두산전, 7일 광주 KIA전에서 새로운 1~2번 테이블세터로 오선진과 양성우를 기용했다. 두 선수는 2경기에서 11안타 3볼넷으로 14출루를 합작했고, 총 7득점을 올렸다. 한화는 이틀 사이 9득점, 11득점으로 총 20득점을 폭발하며 공격이 활황세를 이뤘다. 
전반기 대부분 시간을 2군에서 보낸 오선진은 7월말 1군 복귀 후 8월초부터 주전으로 도약했다. 하주석·정근우의 부상을 틈타 기회를 잡은 오선진은 후반기 29경기 타율 3할8푼3리 36안타 1홈런 12타점 18득점에 볼넷도 9개를 얻어내 출루율 4할4푼4리를 기록하고 있다. 

전반기 17경기에서 15타수 1안타 타율 6푼7리에 불과했던 오선진의 시즌 타율은 3할3푼9리로 상승했다. 시즌 출루율도 4할대(.409). 7일 광주 KIA전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5안타 경기까지 했다. 여기에 장점이었던 안정된 기본기에서 나오는 매끄러운 수비 능력은 변함없다. 
양성우도 올 시즌 팀 내 3번째로 많은 100경기에 출장, 타율 2할9푼1리 88안타 1홈런 36타점 34득점을 기록 중이다. 볼넷 31개를 골라내 출루율은 3할7푼8리. 1군 풀타임 첫 해였던 지난해 108경기 타율 2할7푼1리 104안타 출루율 3할4푼7리보다 향상된 성적으로 외야 한 자리를 사수했다. 
4월까진 13경기에서 타율 2할에 그치며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는 듯했던 양성우는 5월 1군 복귀 후 87경기에서 정확히 3할 타율에 출루율 3할8푼9리를 기록 중이다. 특히 2번 타순에서 타율 3할4푼8리, 출루율 4할2푼3리에 빛난다. 2년 연속 100안타가 유력하고, 3할 타율도 도전해 볼 만하다. 
오선진과 양성우에겐 터닝 포인트가 있었다. 지난 4월22일 수원 kt전을 마친 뒤 새벽에 술자리를 가진 것이 팬들에게 발각돼 거센 비난을 받았다. 둘 모두 이튿날 곧장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귀가 조치됐다. 분노한 팬들은 연락처까지 알아내 직접 전화로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마음고생이 극심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이를 계기 삼아 제대로 각성했다. 머리를 짧게 민 양성우는 "팬들도 얼마나 화가 나셨으면 그랬겠나. 꼬리표처럼 달고 다녀야 할 부분"이라고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였다. 1군 복귀 후 야구로 팬들의 마음을 되돌렸다. 뒤늦게 1군에 올라온 오선진도 "야구를 못하기도 했고, 사고 친 게 마음에 걸렸다. 성우는 다시 1군에 올라가 잘했다. 나도 남은 시즌 만회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시련을 딛고 야구로 보란듯 만회하고 있는 오선진과 양성우. 공포의 한화 '고춧가루 부대' 선봉에 우뚝 섰다. /waw@osen.co.kr
[사진] 오선진-양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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