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이제훈 "위안부 문제 다룬 '아이캔스피크', 연기하며 반성"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7.09.07 11: 54

배우 이제훈이 위안부를 소재로 한 영화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제훈은 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아이 캔 스피크' 관련 라운드 인터뷰를 통해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아이 캔 스피크'는 위안부의 아픔을 겪은 할머니 '옥분'(나문희 분)과 그에게 영화를 가르쳐주는 민재(이제훈 분)에 대한 이야기. 

이에 이제훈은 "드라마랑 영화 찍고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쳐있었다. 근데 시나리오 받고 아무런 정보 없이 그냥 책만 봤었는데 훈훈하고 유쾌하고 재밌게 풀어가다가 중후반에 옥분의 큰 사연을 보게 되면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과 아픔을 그냥 '난 너무 힘들다 괴롭다'가 아닌, 그것을 극복하고 남겨진 사람들한테 희망이 되는 메시지를 주는 부분에 있어서 이 작품에 동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이 캔 스피크'에 대해 "기존에 나와있는 영화들은 일본 위안부에 대한 소재를 정공법으로 표현했었는데, 이 작품은 우회적으로 따뜻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사연에 대한 아픔을 어루만지고 상기시킨다"라며 "대중과 조금 더 편안하고 손쉽게 다가가는 측면에서 '잘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김현석 감독에 대한 믿음 때문에 이러한 걱정을 씻을 수 있었다는 이제훈의 전언. 그는 "김현석 감독님에 대한 믿음과 5년 전 '건축학개론'으로 인연을 맺은 명필름이 마케팅이나 홍보로 왜곡할 거란 걱정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제훈은 "이 영화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작은 씨앗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게 컸다. 만드는 사람들이 다 그런 마음으로 뭉쳐서 선뜻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제훈은 '아이 캔 스피크'가 본인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교과서적으로도 그런 부분들을 배워왔고 알고 있었지만 그분들이 한 분 한 분 세상을 떠나실 때 어떤 마음으로 그 분들을 바라봤었나, 그분들이 어떤 영겁의 세월을 겪으면서 느낀 아픔과 고통을 얼마나 보살피려고 노력했는지 생각하게 됐다"라며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남겨진 세대로서 뭔가 우리도 함께 동참할 수 있는 부분을 더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요즘에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이슈들이 나오고 있고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한 저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 있었다"라며 "또 전 작품 '박열'도 이 작품을 택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단순히 영화적인 재미나 희노애락을 연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선사하는게 첫번째 욕망일 수 있는데 그것 이상의 메시지가 있었다. 서로 연대가 돼서 하나가 되면 참 좋지 않을까 싶었다. 저의 마음을 이 영화를 통해 표현하고 잘 몰랐거나 생각 안 하셨던 분들께 계기가 되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마지막으로 그는 "김군자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남겨지신 위안부 할머니가 35분인데 그 분들께 이 작품이 따뜻한 위로가 됐으면 한다. 성심성의껏 내 역할을 수행하자는 생각이 들어서 스스로 캐릭터를 만드는데 의견도 많이 내고 집중했었다. 이상하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깊은 감동이 있는 상태에서 촬영하면서 더 기대되고 좋았던 것 같다"라며 뿌듯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리틀빅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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