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이 넘는 역대급 방송사고였다. 파업으로 인해 혼돈에 빠진 MBC의 상황을 잘 알게 한 사고였지만, 이를 잊게 한 것은 바로 하지원의 '하드캐리'였다.
지난 6일 방송된 MBC '병원선'에서는 앞서 방송 당시 충격적인 엔딩을 자랑한 하지원의 팔 절단 수술 뒷 이야기가 공개될 예정으로 많은 궁금증을 모았던 바. 하지만 이러한 흥미진진한 전개를 방해한 뜻밖의 장애물이 있었다. 바로 방송사고.
이날 '병원선'은 1부가 끝나고 중간 광고가 나간 후에도 2부가 시작되지 않고 15분간 광고가 재난 방송이 이어졌다. MBC 측은 뒤늦게 자막을 통해 "방송사 사정으로 방송이 지연되고 있다.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를 바란다"고 설명했지만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의 황당함은 지워지지 않았다.
하지만 하지원의 활약이 그나마 이를 만회할 수 있었다. 그가 맡은 은재 캐릭터는 이날 외과전공임에도 불구하고 급한 환자를 위해 처음으로 접합 수술에 도전, 보란 듯이 성공해냈을 뿐 아니라, 앞서 의료사고 역시 은재 때문이 아닌 김도훈(전노민 분)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지며 통쾌함을 선사한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재는 김도훈의 잘못을 폭로하는 대신, "자신 있으니까.다른 사람 약점 폭로하지 않아도 실력으로 돌아갈 자신있으니까. 그렇게 돌아갈거니까, 난"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 걸크러쉬 매력을 뽐냈다.
특히 은재 역을 맡은 하지원은 타이틀롤로서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 뿐 아니라, 앞서 스턴트우먼, 특수부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듯 이번 의사 캐릭터 역시 현실감 넘치게 그려내며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이날 방송 사고 역시 파업 중임을 고려해도 역대급이라고 할 수 있는 큰 사고였지만, 이와 같은 하지원의 '하드캐리'가 그 여운을 잠시 지울 수 있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병원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