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팬덤 키운 설경구, 흥행 갈증도 풀까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7.09.07 09: 00

 이제 설경구의 시간이 왔다.
설경구의 신작 '살인자의 기억법'이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살인자의 기억법'(원신연 감독)은 개봉 당일인 6일 전국 14만 3568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다. 누적관객수는 14만 8288명. 

'살인범의 기억법'은 김영하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잊혀졌던 살인 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스릴러이다. 
설경구는 극 중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 병수로 분해 섬세하면서도 섬뜩한 연기를 보여준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연쇄살인범이라는 캐릭터는 한국영화사에 전무후무하다고 말할 수 있는 캐릭터. 설경구는 외모적 변화와 더불어 얼굴의 작은 경련 하나까지 살려내며 연기파 배우의 존재감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살인범의 섬뜩한 눈빛과 노인의 유약한 모습을 오가는 설경구의 입체적인 열연은 영화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알츠하이머에 걸려 자신의 기억이 현실인지 망상인지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여주는 애절한 부성애 연기는 절로 감탄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설경구는 외양까지 50대 후반의 캐릭터에 맞추기 위해 스스로 늙어가는 방법을 택했다는 전언. 은퇴한 연쇄살인범의 날카로움을 표현해야 했던 설경구는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극한의 체중 조절을 감행, 각고의 노력 끝에 완벽하게 나이든 '병수'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원신연 감독은 "이렇게 힘든 길에 도전할 배우가 대한민국에 또 존재할까? 내게 설경구는 신(神)이다"라고 표현한 바다. 설경구는 "연기에 대한 고민과 변화에 갈증을 느꼈다.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고민은 끝없는 숙제인 것 같다"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배우로서 연기 변신에 대한 열정과 더불어 흥행에 대한 욕망도 클 터. 전작 '불한당'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감독 발언 이슈로 흥행에 악영향을 받았던 바다. 운이 안 좋았다면 안 좋을 수 있는 설경구이지만 '불한당'으로 세대를 넓은 팬들을 흡수했다. 팬덤을 키운 설경구. 이제 흥행 갈증도 풀 때다. /nyc@osen.co.kr
[사진] 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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