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일만의 3연승' kt발 고춧가루 장전 완료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9.07 09: 30

누구에게는 흔한 3연승. 그러나 kt가 그 맛을 보기까지 걸린 시간은 꼬박 3개월 반이었다. kt가 105일 만에 3연승을 질주하며 순위 싸움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kt는 6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전을 5-4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돈 로치가 개인 14연패를 끊어내며 힘겹게 시즌 3승(14패)째를 거뒀다. 타선에서는 4번 윤석민, 5번 유한준, 6번 박경수, 7번 이해창이 나란히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공격을 이끌었다.
kt는 이날 승리로 105일 만에 3연승을 맛봤다. kt가 마지막으로 3연승을 달린 건 지난 5월 21일(넥센전)~5월 24일(삼성전) 이후 처음이다. 연승으로 범위를 좁혀도 지난달 5~6일 수원 SK전이 마지막이었으니 한 달만이다.

3연승에도 kt는 여전히 최하위다. 시즌 125경기 42승83패, 승률 3할3푼6리. 9위 삼성과 7경기차로 남은 19경기에서 이를 좁히기는 쉽지 않다. 다만, 여름 한 때 현실처럼 다가오던 '100패 위기'에서 벗어나며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kt는 6~7월 합쳐 44경기서 8승36패, 승률1할8푼2리에 그쳤다.
그러나 8월부터 조금씩 경기력이 살아났다. 8월 8승16패, 9월 4승1패의 흐름이다. 8월 승률은 여전히 3할대였지만, 지고 있더라도 끈질기게 추격하는 힘이 붙었다. 8월 중 kt 관계자가 "이 경기력이 7월에만 나왔어도 좋았을 것이다. 그래도 이듬해에 대한 희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힌 이유다.
9월 5경기에서 팀 타선을 이끄는 건 두 베테랑이다. 윤석민(.450, 7타점)과 유한준(.412, 3타점)이 주춤하던 모습에서 벗어났다. 거기에 정현(.375)과 오태곤(.313)도 쏠쏠하게 힘을 보태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영건들도 곳곳에서 제몫을 다한다. 김진곤은 5일 경기에서 생애 첫 홈런포를 쏘아올리는 등 타율 3할5푼7리로 역할을 다해주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박세진이 3⅔이닝 6탈삼진 무실점 깜짝 호투로 승리의 주춧돌을 놓았다. 엄상백 역시 3경기서 2홀드, 평균자책점 2.70으로 안정감을 뽐냈다.
kt의 3연승 제물은 SK와 넥센이었다. 모두 5강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팀이다. 냉정히 말해 5강에서 멀어진 kt를 상대로 1승1패만 해도 손해라는 생각으로 덤벼들었는데, 오히려 경기를 내준 것이다. kt에 당한 2패는 물론이거니와 1패만 해도 순위 싸움에서는 크게 휘청일 수밖에 없다. kt는 향후 일정 내내 5강 팀들을 마주한다. 잠실로 이동해 두산과 2연전을 치른 뒤 주말 롯데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선두 KIA와 3경기차의 두산, 3위 NC를 맹추격 중인 롯데 모두 kt발 고춧가루를 주의해야 한다. 그 다음은 다시 넥센 차례. 이어 LG와 KIA가 차례로 kt를 상대한다.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아쉬움을 샀던 kt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그러면서 리그에도 활기가 띄고 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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