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재계약에 FA까지…롯데, 가을에 달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9.07 11: 00

롯데는 후반기 질주를 거듭하며 KBO 리그의 중심에 섰다. 그리고 시즌 뒤에도 중심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만한 굵직굵직한 사안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우선 올해로 2년 계약이 끝나는 조원우 감독의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조 감독은 부임 첫 해였던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오히려 8위까지 처지며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뚝심 있게 팀을 만들어갔고, 올해는 후반기 뒷심을 발휘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굳혀가고 있다. 현재 5위 넥센과의 승차를 3~4경기로 유지 중이고, 오히려 3위 NC를 2경기차로 쫓고 있다. 3위도 불가능한 결과물은 아니다.
롯데는 조 감독의 거취에 대해 “아직은 결정할 만한 시기가 아니다”고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최종 성적을 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포스트시즌에 나간다면 재계약 명분은 확실히 생긴다. 롯데는 양승호 감독 시절인 2012년 4위로 가을야구를 경험한 뒤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김시진 이종운 감독이 차례로 팀을 맡았으나 실패했다. 그런 롯데를 가을로 인도했다는 것 자체가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만약 조원우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대안이 마땅치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재 KBO 리그의 지도자 풀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게 중론이기 때문이다. 성적이 나지 않을 때 경질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어느 정도의 납득할 만한 성적이 나면 그만한 보상을 해주는 것이 맞다는 목소리도 있다.
롯데의 설명대로 아직 조 감독은 재계약에 대한 언질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이 잘 나가고 있는 상황이고 조 감독의 선수단 장악력도 아직은 유지되고 있다. 때문에 특별한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이 발생하지는 않고 있으나 확실하게 밀어줘 팀의 중심을 잡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남은 경기 결과가 주목받는 이유다.
감독 거취를 결정하면 프리에이전트(FA)도 해결해야 한다. 올해를 끝으로 강민호와 손아섭이라는 팀의 중심들이 FA 자격을 얻는다. 시장에 나간다면 큰 인기를 끌 만한 선수들이다. 여기에 쏠쏠한 타격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최준석, 여전히 팀 내 지분이 있는 내야수 문규현도 FA 시장에 나온다. 여기에 황재균도 한국 복귀를 선언했다. 롯데의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최준석 문규현 등을 제쳐둔다고 해도 손아섭 강민호 황재균을 잡기 위해서는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다. 세 선수 모두 특급 계약이 예상된다. 롯데로서는 다 필요하다는 공통점도 있다. 롯데는 포수 포지션에 아직 ‘포스트 강민호’가 없다. 손아섭의 능력과 인기야 두말할 필요가 없고, 롯데의 3루 공격력은 리그 평균보다 한참 밑이다. FA 전략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팀 전력이 좌우된다. 나아질 수도, 오히려 더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롯데는 FA에 대해서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는 태도지만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두고 계산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약 올해 가을 성적에 따라 그룹의 지원금 규모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가을 성적에 생각보다 많은 것이 달려 있을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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