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수광(27·SK)은 타격 정확성과 빠른 발, 그리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잘 알려져 있다. SK는 팀의 약점 중 하나였던 리드오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잖은 출혈을 감수하고 트레이드로 노수광을 데려왔다.
그런 노수광이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트레이드 직후 타격감이 다소 저조하기는 했으나 후반기 들어서는 완연한 상승세다. 실제 노수광의 전반기 76경기 타율은 2할7푼이었으나 후반기 40경기에서는 타율 3할3푼6리까지 치솟았다. 시즌 타율도 3할에 이르렀다. 개인 첫 100안타까지도 4개가 남았다.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으나 SK로서는 고무적인 일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까지 매력 발산이다. 바로 장타다. 노수광은 최근 5경기에서 6안타를 쳤는데 이 중 5개가 2루타 이상의 장타다. 2일 kt전, 5일 롯데전에서는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노수광은 이에 대해 “특별히 장타를 의식하고 스윙을 하는 것은 아니다. 올 시즌 추세가 단타가 나올 때는 단타가 쭉 나오고, 장타가 나올 때는 장타가 쭉 나오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장타 욕심 때문이 아닌, 그냥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리드오프의 가장 큰 덕목은 출루율이지만, 장타까지 장착해서 나쁠 것은 없다. 특히 트레이 힐만 SK 감독의 성향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힐만 감독은 타율보다는 OPS(출루율+장타율)를 중요하게 본다. 힐만 감독도 최근 노수광의 활약에 대해 “아주 이상적이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힐만 감독은 “출루율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상적인 1번 타자다. 처음에 왔을 때 장타를 치려는 노력을 하다 안 좋은 면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이 나오고 있다”고 칭찬했다.
노수광도 자신의 보완점을 잘 알고 있다. 장타는 보너스로 나오는 것이고, 어쨌든 출루에 신경을 써야 하는 위치라는 것이다. 노수광은 올 시즌 마지막 목표에 대해 “나머지 경기에 모두 나가는 것”이라면서 “그렇다면 규정타석 진입도 목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근 장타가 살아나고 있는 SK로서는 노수광의 안타 행진이 득점력 배가로 직결될 수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