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우천 취소‘ 순리 따른 롯데의 이득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9.07 05: 50

43일 만이다. 그동안 순리를 따르면서 쉼 없이, 그리고 묵묵히 가을야구를 향한 혈투를 펼치며 승전보를 전해온 선수단에 반가운 우천 취소가 찾아왔다. 행운이라면 행운이다.
롯데는 지난 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 열릴 예정이던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일찌감치 우천 취소 결정이 내려지면서 부산행 버스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지난 7월25일 사직 한화전 우천 취소 이후 43일 만의 휴식이다.
▲ 휴식의 단비, 순리 거스르지 않은 보상

후반기 들어 폭발적인 상승 기류에 편승한 롯데였다. 결국 가을야구가 불투명했던 7위에서, 이제는 안정권인 4위에 안착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롯데 선수단은 지칠 대로 지쳤다. 상승세 속에서도 피 말리는 초접전 경기들을 연일 치르면서 선수단은 필승조들과 야수들의 체력은 바닥으로 향했다. 한 여름 비 예보가 있다가 사라진 경기들을 앞두고는 야속하게 하늘을 바라보기도 했다. 조원우 감독 역시 상승세 속에서도 단비가 그라운드를 적셔 선수단에 휴식을 주기를 내심 원한 적도 많았다.
그러나 롯데는 이내 아쉬움과 푸념들을 뒤로하고 그라운드에서는 전사로 돌변했고, 접전의 경기들을 집중력과 투혼으로 이겨나갔다. 그리고 현재의 성적으로 보답 받았다.
이 과정에서 조원우 감독은 순리를 지켰다. 우천 휴식을 하지 못한 아쉬움 대신 하던 대로 경기에 임했다. 불펜진의 경우 접전으로 인해 호출이 잦을 수밖에 없었지만, 주전급 야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도 돌아가면서 간간히 휴식을 취하게 했다. 선발 로테이션의 경우는 확실했다. 경기 과정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선발진은 전혀 건드리지 않았다. 시즌 후반 승부처 상황에서 생각할 법한 당겨쓰기, 표적 선발은 없었다. 선발 투수들이 루틴을 지키면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순리를 따랐다. 순리를 따른 선발진은 롯데의 후반기 상승세에 가장 출력이 높은 엔진으로 자리매김했다.
▲ 2연전 체제 최대 고비, 한숨 돌린 우천 취소
이동거리가 가장 긴 편에 속하는 롯데는 2연전 체제가 달갑지 않다. 그러나 2연전 체제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롯데는 19승6패로 2연전 체제의 최강자로 우뚝 섰다.
피로도가 극에 달하는 시기가 바로 시즌 막바지인 지금이다. 그리고 롯데는 2연전 체제의 최대 고비를 맞이했다. 그동안 롯데는 2연전 체제에서도 일정이 나쁜 편은 아니었다. 홈 연전이 있거나 남부권 원정이 붙어 있었고, 수도권 일정 역시 수월한 편이었다. 하지만 지난 주말 부산 사직 홈에서 한화 2연전을 마무리 한 뒤 이번 주 인천(SK)-부산(삼성)-수원(kt)로 이어지는 최악의 일정을 맞이했다.
아울러 상위권 팀들에는 강했던 롯데였지만 하위권에 속한 이들 팀과 만나면 경기가 쉽게 풀리지 않았기에 일정과 상성이 그리 좋지 않았다. 지난 5일 SK전을 패하면서 SK와 상대 전적 7승8패가 됐고, 삼성 역시 현재 6승7패1무로 뒤져 있다. kt에는 10승4패로 크게 앞서 있지만 지난 2년 간 롯데의 상승 길목을 가로막았던 팀이었기에 방심은 금물이었다.  
특히 선수단이 꼽는 최악의 이동이 바로 인천-부산이다. 야간 경기를 치른 뒤 샤워와 식사를 최대한 빠르게 끝내고 출발해도 기본 소요 시간은 5시간 정도였다. 이튿날 새벽 4시 이후에 도착하는 것은 당연했다. 여독이 풀리지 않은 채 경기에 임해야 했다. 여기에 이번에는 홈에서 2연전을 끝내고 다시 수도권인 수원으로 이동해야 했다.
하지만 6일 우천 취소로 인해 롯데는 이날 최대한 빨리 부산행 버스에 몸을 싣고 이동했다. 여독이 있겠지만 이 여독을 풀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진 뒤 7일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 ‘출산 휴가’ 레일리 대체 선발 고민도 해결
또한 이번 주 일정과 상성이 최악이었던 가운데, 롯데는 하나의 고민을 얻게 됐다. 후반기 선발진 대약진의 선봉장 역할을 했던 브룩스 레일리가 아내의 출산으로 인해 휴가를 얻은 것. 지난 3일 한화전 등판을 마치고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번 주 레일리의 자리를 채우느냐가 고심이었다.
일단 6일 경기 취소 결정이 내려지기 전 조원우 감독은 김유영을 8일 삼성전 선발 투수로 내정했다. 그러나 우천 취소 결정이 내려지면서 자연스럽게 롯데는 선발진을 하루씩 미뤄졌다. 6일 SK전 선발이던 박세웅은 7일 삼성전에 선발 등판하고 이후 김원중-조쉬 린드블럼-송승준을 차례로 내세우는 정상 선발진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 결원 없이 돌아가던 선발진에 모처럼 공백이 생겼는데, 우천 취소로 인해 공백에 대한 고민도 해결했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