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환이 무려 20년 만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자신의 음악을 알리기 위함이 아니다. 후배들을 위해 나섰다. 인디밴드 아이엠낫을 2350석 무대에 올리는 도전을 시작했다.
이승환은 6일 서울 마포구 창천로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열린 이승환 X CJ문화재단 '인디음악 활성화' 공동 프로젝트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취재진 앞에서 간단한 프리젠테이션을 하며 기자간담회 포문을 열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한 한국 대중음악 인디신의 태동부터 현재 인디밴드들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알렸다. 홍대의 많은 라이브 클럽이 문을 닫고 있으며, 공연을 해도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앞서 국카스텐이나 장기하와 얼굴들, 10cm 등이 대표적으로 성공한 밴드의 예시. 이들은 좋은 음악은 반드시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 희망의 증거다. 그럼에도 ‘무한도전’, ‘일밤-복면가왕’ 등 미디어의 도움이 큰 도움이 됐음은 부정할 수 없다. 이런 프로그램을 반드시 거치지 않아도 성장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고 싶었다는 것이 그가 CJ와 손을 잡고 인디밴드를 지원하게 된 배경이다.
이승환의 선택을 받은 건 3인조 밴드 아이엠낫이다. 임헌일(보컬 및 기타), 양시은(베이스), 김준호(드럼)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미 인디신에서 활동한지 10년이 넘은 베테랑 아티스트들.
드림팩토리클럽, CJ문화재단, 그래비티뮤직이 공동 제작, 지원하는 ‘2017 아이엠낫 플라이’라는 타이틀로 오는 10월 21일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다. 이를 알리기 위해 이승환은 지난 1997년 ‘붉은 낙타’ 발매 당시에 이어 무려 20년 만에 취재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
특히 앞서 ‘돈의 신’ 이슈에 얽혀 있었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 나서기란 아주 쉬운 결정을 아니었을 터다. 이승환이 최근 발매한 곡인 ‘돈의 신’은 방송 부적격 판정 등을 받으며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이슈가 가려지지 않을 거라고 믿고 나왔다. 유튜브 조회수에도 급격히 떨어져서 각하의 의도대로 돼서 그게 사실은 분하다”며 재치 있게 자신의 이슈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국정교과서 반대 콘서트 이후 행사도 1년에 하나로 떨어져서 재정적 도움을 받고 싶었다. 다시 한 번 CJ에 읍소한다”며 “28년 동안 음악하면서 이렇게 지원이나 협찬을 받은 게 처음이라 정말 고맙고 놀라웠다. (CJ에서는) 처음 말씀 드린 날 오케이를 해주셨다. 국민들도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지만 많은 기업분들도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거듭 관심을 당부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