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 비율 58.0%. 열 개를 던졌을 때 여섯 개도 채 안됐다. 들쭉날쭉한 제구 탓에 늘어난 투구수가 류현진(30·LA 다저스) 6승 도전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류현진은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전에 선발등판, 6이닝 3피안타 5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1-1로 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며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류현진에게 설욕의 의미가 강했다. 류현진은 지난달 31일 애리조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4이닝 8피안타(3피홈런) 3볼넷 2탈삼진 6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4-6 패하며 류현진은 시즌 7패(5승)째를 떠안은 바 있다. 6월 6일 워싱턴전 이후 11경기, 86일만의 패전이었다.
류현진으로서는 칼을 갈고 나올 수밖에 없던 상황. 그러나 들쭉날쭉했던 제구가 류현진의 발목을 잡았다. 류현진은 1회 선두 크리스토퍼 네그론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크리스 아이아네타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A.J. 폴락과도 풀카운트 승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볼카운트 2S에서 내리 볼 세 개를 던지며 투구수가 늘어났다. 1회 투구수는 21개. 두 번의 풀카운트 승부 모두 2S를 선점하고 내줘 아쉬움이 짙었다.
2회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선두 브랜든 드루리를 뜬공으로 잡아낸 류현진은 다니엘 데스칼소와 다시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데스칼소는 류현진의 6구와 7구를 연신 파울로 걷어냈다. 류현진은 8구 만에 데스칼소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후속 아담 로살레스와도 풀카운트로 고전했다. 6구 만에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투구수가 부쩍 늘어났다. 후속 케텔 마르테를 2구 만에 직선타 처리한 게 다행이었다.
2회까지 투구수는 40개. 그 중 스트라이크는 22개(55%)에 불과했다. 이러한 기조는 경기 내내 계속됐다. 류현진은 3회 12구만 던지며 투구수를 조절했다. 하지만 4회 다시 18구를 던지며 1실점했다. 1사 후 J.D. 마르티네스에게 2루타, 드루리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데스칼소가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남은 두 이닝에서 실점하지 않았지만 역시 늘어난 투구수가 발목을 잡았다. 류현진은 이날 전체 100구를 던졌는데, 스트라이크는 딱 58개였다. 흔히 볼과 스트라이크 비율이 1:2일 경우 제구가 깔끔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류현진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58%에 불과했다. 결국 안타를 적게 허용했음에도 6회까지 투구에 그쳤다. 1-1로 팽팽한 상황에서 강판. 류현진의 6승 도전 역시 다음으로 미뤄졌다. /ing@osen.co.kr
[사진] 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