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안타 독점' LAD 좌타자 대거 배치, 절반의 성공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9.06 13: 46

LA 다저스가 우투수 잭 그레인키(34·애리조나)를 맞아 좌타자를 대거 배치했다. 비록 그레인키를 무너뜨리는 데는 실패했지만 이날 때려낸 안타가 모두 좌타자에게서 나왔다는 점은 작전의 성공을 의미했다.
그레인키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다저스전에 선발등판,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1-1로 맞선 8회부터 마운드를 불펜에게 넘기며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그레인키는 이날 전까지 27경기에 선발등판해 172⅓이닝을 소화하며 16승6패, 평균자책점 3.08을 기록했다. 지난해 '먹튀' 논란이 일었던 모습과 딴판. 애리조나가 6년간 2억650만 달러(약 2337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안겨준 이유를 증명하고 있다.

다저스 벤치는 우투수 그레인키를 맞아 선발 라인업에 좌타자를 연이어 배치했다. '신인왕 후보 1순위' 코디 벨린저(4번-우익수)와 '안방마님' 야스마니 그랜달(양타, 5번-포수)은 물론 아드리안 곤살레스(6번-1루수), 안드레 이디어(7번-좌익수)가 라인업에 배치됐다. 4번부터 7번까지 좌타 라인. 거기에 커티스 그랜더슨(2번-우익수)까지. 투수 제외 여덟 타자 중 다섯 명이 좌타자였다. 9월 확장 로스터 때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이디어의 두 번째 선발출장. 9월 5경기 중 2경기만 나섰던 곤살레스도 간만의 출장이었다.
그레인키는 커리어 417경기에서 통산 피안타율 2할4푼8리, 피OPS(출루율+장타율) 0.684를 기록했다. 우타자 상대로는 피안타율 2할3푼6리, 피OPS 0.647을 기록했으나 좌타자에게는 피안타율 2할5푼9리, 피OPS 0.721로 격차가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으로 한정하면 좌우타자 상대로 편차가 없었다. 그레인키는 올 시즌 피안타율 2할2푼8리, 피OPS 0.649를 기록했는데 우타자(.219, .653)와 좌타자(.238, .645)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근소한 차이기는 했지만 피OPS의 경우 좌타자 상대할 때가 더 좋았다.
그레인키 상대 전적도 이러한 선택을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곤살레스는 통산 그레인키 상대로 타율 3할1푼3리(16타수 5안타), 1홈런, 4타점으로 좋았다. 그러나 이디어는 타율 1할2푼5리(8타수 1안타) 1볼넷, 그랜더슨은 타율 2할2푼7리(66타수 15안타), 2홈런, 5타점으로 좋지 못했다.
뚜껑을 열어보자 다저스의 선택은 적중했다. 다저스는 그레인키 상대로 4안타를 뽑아냈는데, 모두 좌타 라인에서 나왔다. 다저스의 첫 출루는 3회 나왔다. 좌타자 이디어가 볼넷을 골랐다. 그러나 로건 포사이드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 류현진의 진루타, 상대 폭투가 겹치며 2사 3루 기회가 찾아왔다. 타석에는 크리스 테일러. 테일러는 범타로 물러나며 기대에 못 미쳤다.
이후 다시 침묵하던 다저스 타선은 이번에도 좌타 라인에서 깨어났다. 0-1로 뒤진 5회 선두 그랜달이 볼카운트 1B-2S에서 가운데 담장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1-1 동점. 그레인키가 34이닝 만에 내준 홈런이었다. 이어 곤살레스와 이디어가 연속 안타로 출루했다. 무사 1·2루 기회가 찾아왔지만 정작 포사이드가 병살타로 때려냈다. 이어 류현진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이날 경기 다저스 최고의 기회가 지워졌다.
7회 선두 벨린저도 안타를 뽑아내며 살아나갔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 실패.
이날 다저스가 그레인키 상대로 뽑아낸 4안타 모두 좌타자에게 나왔다. 그렇기 때문에 우타자들의 침묵이 더욱 아쉬운 한 판이었다. /ing@osen.co.kr
[사진] 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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