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뱀의 독에 두 번 연거푸 당하진 않았다.
류현진은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리턴매치에서 복수에 성공했다. 6이닝 동안 100구를 던지며 3피안타 5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평균자책점은 3.59로 낮췄다. 1-1 동점인 7회 교체돼 승패없이 물러났다.
후반기 평균자책점 1점대로 기세를 올리던 류현진은 지난달 31일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에서 4이닝 8피안타(3피홈런) 6실점으로 부진했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피홈런과 최다 실점 경기였다.
홈에서 6일 만에 리벤지 매치. 게다가 애리조나는 11연승의 파죽지세였다. 류현진은 1회 삼진 2개로 경쾌하게 출발했다. 선두타자 크리스토퍼 네그론을 86마일(138km)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볼넷 후 A.J. 폴락을 84마일(135km) 체인지업으로 삼진. 전날 4홈런을 때려낸 4번타자 J.D. 마르티네스는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 중요한 1회를 잘 넘겼다.
3회 그레인키를 삼진, 네그론, 아이네타를 3타자 연속 KKK로 기세를 올렸다. 4회 1사 후 마르티네스와 데스칼소에게 2루타 2방을 맞으며 1실점했다. 이후 1사 2,3루 위기를 잘 넘겨 지난 경기와 같은 대량실점은 막아냈다.
5회 1사 후 아이네타의 타구에 오른발 정강이를 맞았다. 재빨리 타구를 잡아 1루에 던져 아웃, 잠시 로버츠 감독과 트레이너가 마운드로 올라와 부상 상태를 점검하고 다시 던졌다.
리턴매치에선 지난 경기에서 아꼈던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많이 구사하며 애리조나 타선의 뜨거운 방망이를 피해갔다. 5회까지 투구수 81개 중에서 직구(24개) 체인지업(25개) 슬라이더(14개) 커터(14개) 커브(4개) 비율을 보였다. 지난 경기에서 2개에 그쳤던 슬라이더를 많이 던졌다.
류현진은 올 시즌 특정팀과 연달아 선발 리턴매치를 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지난 6월 12일는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서 4이닝(3피홈런) 4실점으로 부진했지만, 6일 뒤 신시내티 상대로 원정경기에선 5이닝 8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이번에도 애리조나 상대로 부진 후 호투로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두 번 연속으로 당하진 않는 류현진이었다.
/orange@osen.co.kr [사진] 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