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훔치기'라는 해묵은 논쟁에 이제는 스마트 기기까지 동원됐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스마트 기기(애플 워치)를 활용한 사인 훔치기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6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가 애플 워치를 이용해 뉴욕 양키스는 물론 다른 팀들과의 경기에서 상대 포수의 사인을 훔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앙숙인 양키스와 레드삭스의 관계로 인해 불거진 내용일 수도 있지만 양키스는 구단 고위층 차원에서 적극 대응에 나섰다. 뉴욕 타임스는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이 지난달 보스턴 원정 3연전 이후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레드삭스 덕아웃을 찍은 비디오 화면 등을 증거자료로 제출하는 등 의혹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조사에 의해 밝혀진 '사인 훔치기'는 이렇다. 비디오 영상 분석관이 덕아웃에 있는 트레이닝 스탭들에게 애플 워치로 정보를 전달한 뒤 투수들의 투구 정보들을 선수들에게 알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보스턴 역시 이에 맞대응 했다. 양키스 역시 구단 방송국 'YES 네트워크'의 화면을 통해서 경기 중 상대팀 사인을 훔쳤다는 얘기다.
2루 주자가 포수의 사인을 본 뒤 덕아웃에 전달하는, 가장 전통적인 사인 훔치기 방법부터 외야에서 망원경으로 상대의 사인을 훔치는 등 사인 훔치기 논란은 야구계의 해묵은 논란이었다. 다만, 의혹만 있을 뿐 물증을 잡는 것이 힘들다.
뉴욕 타임스는 "최근 몇 년간 메이저리그에서는 야구장 내에 위치한 카메라를 이용함으로서 구단들이 상대의 사인을 훔치는 데 도움을 받는 경우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몇몇 구단들은 클럽하우스에서 덕아웃으로 모니터링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리그 사무국 조사관들은 레드삭스 트레이너들과 외야수 크리스 영을 조사했다. 또한 존 패럴 감독과 데이브 돔보로스키 단장, 그리고 다른 프런트 직원들은 사인 훔치기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거 덧붙이기도 했다.
현재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77승61패)를 달리고 있는 보스턴, 그리고 3경기 차 뒤진 2위(74승63패)에 올라 있는 뉴욕 양키스다. 일단 플레이오프에서도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양 팀이다. 여기에 숙명의 라이벌이라는 관계까지 얽혀 있다.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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