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에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가려진 산적한 과제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9.06 06: 56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의 금자탑 뒤엔 산적한 과제를 떠안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한국시간) 오전 끝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A조 최종예선 최종 10차전서 우즈벡과 0-0으로 비겼다. 한국(승점 15)은 천신만고 끝에 2위를 유지하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라이벌' 이란이 한국을 도왔다. 조 3위 시리아(승점 13)가 이란을 잡았다면 한국은 조 3위 플레이오프로 밀려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란이 0-1 열세를 뒤집고 2-2 무승부를 만들며 위기의 한국을 구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은 분명 값진 기록이다. 축구 강국인 브라질(21회), 독일(16회), 이탈리아(14회), 아르헨티나(11회), 스페인(10회)에 이어 세계에서 6번째로 이룬 대업이다.
명 뒤엔 분명한 암도 있었다. 월드컵 최종예선서 한국의 발목을 잡았던 고질적 과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첫 째는 빈공이다. 확실한 원톱 공격수의 부재는 대표팀에서 항상 거론이 됐던 문제였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2연전을 앞두고 기대주 황희찬(잘츠부르크)과 베테랑 공격수 이동국 그리고 장신 공격수 김신욱(이상 전북)을 선발하며 각기 색깔이 다른 스트라이커 3명을 선발했다.
셋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황희찬은 이란전과 우즈벡전에 연달아 선발로 나섰다. 우즈벡전서 이란전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했지만 2% 부족했다. 이동국은 짧은 시간에도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지만 거기까지였다. 결정적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김신욱은 '득점이 필요할 때 투입되는 조커'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빈 자리도 극명히 드러났다. 그간 대표팀의 중원을 든든히 지켰던 조타수가 없자 한국의 중원은 갈 곳을 잃었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정우영(충칭 리판), 장현수(FC도쿄) 등이 대체자로 나섰지만 각자의 단점을 지우지는 못했다. 본선에서도 기성용이 없는 경우를 생각해야 한다. 미래를 위해서라도 그의 대체자가 필요한 이유다.
수비진의 세대 교체도 시급해졌다. 김민재(전북)라는 보석을 발굴했지만 다른 수비수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2연전서 보여준 수비력으로는 세계 무대에서 체면치레도 할 수 없다. 러시아를 넘어 향후 10년을 책임질 센터백이 필요하다. 좌우 풀백의 고민도 여전했다. 김진수, 최철순(이상 전북), 김민우(수원 삼성), 고요한(서울)은 모두 합격점을 주기엔 부족했다.
'소방수'로 내용은 잃고 결과를 얻은 신태용 감독은 "한국이 얼마나 강한지 러시아 월드컵서 보여주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개막(2018년 6월 14일)까지는 앞으로 281일이 남았다./dolyng@osen.co.kr
[사진] 타슈켄트(우즈벡)=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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