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에게 이란의 스트라이커 사르다르 아즈문(22)은 밉고도 고마운 존재다.
이란은 6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0시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A조 최종예선 시리아와의 최종 10차전에서 아즈문의 멀티골을 앞세워 2-2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던 이란은 무패기록으로 최종예선을 마쳤다. 이제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진출한 한국과 함께 본선에서 아시아를 대표해 또 다른 경쟁에 나서게 됐다.
사실 이날 한국은 이날 이란이 시리아에 패할 경우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었다. 우즈베키스탄을 반드시 이겨야만 자력으로 본선행이 가능했던 한국은 이란이 시리아에 패할 경우 자칫 3위 플레이오프 혹은 최악의 경우 본선 탈락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이란에는 아즈문이 있었다. 아즈문은 한국 대표팀에게는 두고두고 미운 이름이었다. 한국전에서 여러 차례 깊은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우선 아즈문은 지난 2014년 한국과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37분 결승골을 넣어 한국에 패배를 안겼다.
또 아즈문은 작년 10월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전반 25분 결승골을 넣어 한국에 첫 패배를 안겼다. 한국으로서는 이란에만 4연패를 당하며 더 이상 아시아 최고가 아님을 인정해야 했다.
그러나 아즈문은 결정적일 때 한국에 도움이 됐다. 당장 지난 8월 31일 열린 경기에 출장하지 않았다.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것이다. 아즈문은 그 때까지 아시아 지역 예선 13경기에서 9골, 최종예선에서 이란팀이 떠뜨린 8골 중 2골을 기록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아즈문이 빠진 이란과 0-0으로 비기면서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아즈문은 이날 선발 출전, 0-1로 뒤진 전반 45분 동점골을 터뜨려 시리아의 상승 분위기를 꺾었다. 이어 후반 19분에는 추가골로 한국의 본선행 가능성을 높여줬다. 결과적으로 시리아와 2-2로 비겼지만 아즈문 덕분에 한국은 우즈벡과 비기고도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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