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뒷심' LG, 이번에도 5할 승률 사수 성공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9.05 22: 00

차갑게 식어버린 타선이 마침내 응답에 성공했다. LG가 5할 승률이 무너질 고비에서 기적적으로 반등했다.
LG는 5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전을 4-3으로 승리했다. 2연패에서 탈출하는 순간이었다.
LG는 최근 한 달간 24경기서 7승16패, 승률 3할4리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으로만 따지면 리그에서 성적이 가장 나빴다. 후반기 첫 14경기에서 11승3패로 쾌조의 스타트를 알렸던 모습과 영 딴판이었다.

LG의 순위는 8월 3일 기준으로 4위였다. 3위 두산과 차이는 고작 2경기에 불과했다. 3연전 결과에 따라 뒤집힐 수도 있을 만큼 근소한 차이였다. 그러나 7승16패의 난조 속에서 5위 넥센에 3경기 차 뒤진 7위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LG는 같은 기간 팀 타율 2할5푼1리, 팀 홈런 15개, 팀 득점 88점을 기록했다. 모두 리그 최하위. 특히 LG를 제외한 9개 구단 모두 같은 기간 세 자릿수 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두 경기는 그 부진이 더욱 도드라졌다. LG는 창원 원정에서 NC를 만나 두 경기 연속 영봉패로 아쉬움을 남겼다. 두 경기 팀 타율은 1할3푼6리(59타수 8안타)에 그쳤다. 멀티히트를 기록한 건 3일 경기 4번타자로 나섰던 김재율(4타수 2안타)이 유일했다.
5일 KIA전에서도 타선 침묵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았다. 시작은 좋았다. LG는 2회 양석환의 솔로포로 먼저 앞서갔다. 지난 1일 잠실 넥센전 3회 5득점 이후 25이닝만의 득점이었다. 아울러, 양석환 개인에게도 한 달만의 홈런. 1군 말소되는 등 부침을 겪었던 양석환으로서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셈이었다.
그러나 이후 침묵이 이어졌다. 팻딘의 구위에 철저히 눌렸다. 2회 2사부터 5회까지는 10타자 연속 범타 행렬이 이어졌다. LG는 3회부터 5회까지 삼진 세 개를 빼앗기는 동안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팻딘의 3이닝 투구수는 30개에 불과했다. 이닝당 10구 꼴이었다. 그사이 차우찬이 5회 로저 버나디나에게 역전 3점포를 내주며 리드도 빼앗겼다.
LG의 침묵이 깨진 건 6회였다. 선두 안익훈이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나갔다. 그러나 후속 박용택이 2루수 병살타로 고개를 떨궜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성훈이 2루타를 때려냈음을 감안하면 이 병살타는 더욱 뼈아팠다.
그러나 LG 타선은 얼마 남지 않은 기회에 응답했다. 1-3으로 뒤진 8회, 팻딘이 마운드를 내려가자 기지개를 켰다. 1사 후 안타와 볼넷 두 개를 묶어 만루 기회를 잡았다. KIA는 김윤동에 이어 고효준까지 투입했지만 LG 타선을 막지 못했다. 1사 만루에서 정성훈이 2타점 동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드디어 균형이 맞춰진 것.
LG는 연장 10회 선두 안익훈의 안타로 기회를 다시 잡았다. 후속 박용택의 땅볼 때 안익훈은 2루까지. 2사 후 양석환 타석에서는 폭투가 나오며 안익훈이 3루로 향했다. 그러자 양석환은 고의4구. 타석에는 김재율이었다. 김재율은 끝내기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전까지 LG의 시즌 성적은 59승59패2무. 승률은 정확히 5할이었다. 만일 이날 패했다면 지난 7월 11일 SK전 1-6 패배 이후 56일만의 5할 붕괴가 현실로 될 뻔했다. 그러나 값진 승리로 5할 승률을 지켰다.
올 시즌 LG는 5할 승률 붕괴의 고비를 숱하게 맞았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5할을 지켜냈다. 승패 마진이 가장 떨어졌을 때도 -1에 불과했다. 어떻게든 5할 근처에서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가히 잠실야구장에는 '5할 귀신'이 살고 있는 듯하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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