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거인 킬러’ 켈리, MLB 앞에서 강렬 쇼케이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9.05 21: 14

SK 에이스 메릴 켈리(29)가 거인 킬러의 면모를 유감없이 선보였다. 자신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 앞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켈리는 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113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치며 팀의 6-2 승리를 이끌고 진격의 거인을 막아냈다. 불펜이 켈리의 승리요건을 잘 지켜 시즌 14승(6패)째를 달성했다. 시즌 174탈삼진으로 타이틀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경기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로 173이닝을 기록해 이닝소화에서도 리그 1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이닝 2위, 다승 공동 3위, 탈삼진 1위를 달리며 리그 정상급 에이스다운 면모를 과시 중인 켈리는 올 시즌 롯데를 상대로 유독 강했다. 4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84로 철저하게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경기 전 조원우 롯데 감독도 “우리와 시리즈에서는 거의 다 나온 것 같다. 공이 너무 좋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5강 싸움에 갈 길이 바쁜 SK로서는 켈리가 두 번 등판하는 이번 주에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했다. 켈리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었는데 역시 켈리는 켈리였다. 최근 상대 외국인 투수 등 에이스들을 격파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 롯데 타선을 깔끔하게 잠재웠다.
초반 타선의 홈런포가 터지며 3회까지만 6점을 지원받은 가운데 켈리는 초반부터 역투를 거듭했다. 이닝을 거듭할수록 구속을 끌어올리고, 완급조절에 능한 켈리지만 이날은 1회부터 최고 154㎞의 강속구를 뿌리며 힘으로 찍어 눌렀다. 2회 선두 이대호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으나 병살타로 정리했고, 3회에는 선두 김동한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으나 후속타를 봉쇄했다.
6점의 리드를 안은 켈리는 5회 2사 후 김문호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았지만 역시 실점하지 않았다. 김동한을 유격수 땅볼로, 문규현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문규현을 삼진으로 잡은 공은 153㎞짜리 빠른 공이었다.
첫 실점은 6-0으로 앞선 7회 나왔다. 1사 후 번즈에게 볼넷, 2사 후 김문호에게 2루타를 맞은 켈리는 김동한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다만 여기서 실책이 나왔다. 1루수 박정권이 나주환의 송구를 잘 잡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은 켈리는 대타 박헌도를 삼진으로 잡아내고 이닝을 마쳤다. 올 시즌 최고투 중 하나였다.
이날 켈리는 동기부여가 될 법도 했다. MLB 스카우트들이 자신의 찾아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켈리를 보기 위한 해외 구단들의 발걸음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날은 샌디에이고, 시카고 컵스, LA 에인절스, 보스턴까지 총 4개 팀의 스카우트들이 밀집했다. 스피드건을 들고 켈리의 투구내용을 면밀하게 살펴본 팀도 있었다. 이는 구체적인 관심을 의미한다. 켈리로서는 MLB 복귀라는 자신의 꿈을 향한 도약이 될 수 있었던 한 판이기도 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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