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②] '로마의 휴일' 방준호 "연기로 진검승부할 준비 끝"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9.06 15: 23

‘창수’부터 ‘중독노래방’, ‘로마의 휴일’까지, 방준호는 출연하는 작품마다 작은 역할, 큰 존재감으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창수’에서는 임창정을 인정사정없이 구타하는 나이트클럽 사장으로, ‘중독노래방’에서는 지하 노래방에 남몰래 숨어 사는 청각장애인 점박이로, ‘로마의 휴일’에서는 약자들을 괴롭히다 인질이 돼 통쾌한 복수를 당하는 나이트클럽 사장으로 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얼굴과 연기, 걸출한 신스틸러의 탄생이었다.
배우 방준호라는 이름을 조금씩 알리고는 있지만, 여전히 그는 트로트가수 ‘미스터팡’으로도 무대를 휘젓고 있다. 트로트 서바이벌 ‘트로트 엑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할 만큼 입증된 끼와 흥, 가창력은 여전히 그를 무대에서 살게 만든다. 그러나 평생을 함께 한 노래만큼, 연기 역시 그에게는 소중한 꿈이 된지 오래다.

“사실 록 밴드로 오래 노래를 했어요. 그러다 나이도 들고, 주변의 권유도 있어서 트로트로 전향을 하게 됐죠. 트로트를 하면서 사실 많이 힘들었거든요. 그러다 우연하게 이덕희 감독님을 사석에서 만났고, 연기 제안을 받게 된 거예요. 처음 연기를 한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시면서 영화를 해보자고 하시는데, 정말 두려웠어요. 저는 가수인데 연기를 어떻게 하느냐고 했죠. 그런데 그때 감독님이 ‘무당이 무당 알아본다. 내 말 듣고 딱 한 번만 해봐라. 내 말만 믿고 한 번만 따라와’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진짜 놀랍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했고요. 제게 연기는 새로운 도전이었어요. 그런데 한 번도 안 해봤던 게 어찌나 재밌던지(웃음). 정말 매력 있는 작업인 것 같아요.”
사람들은 가수 ‘미스터팡’이라는 방준호의 이름에 기대하는 기댓값이 있다. 방준호는 ‘미스터팡’에 대해 기대하는 사람들의 기대치에 만족할 의무가 있고, 매일의 무대가 대부분 비슷해 질 수밖에 없는 전형성이 있다. 반대로 연기는 매일이 어렵고 도전이다. 그러나 늘 방준호도, 미스터팡도 아닌 삶을 살 수 있기에 새롭고 매력적이다. 방준호는 “연기할 때 캐릭터가 무궁무진하니까 늘 연습을 하게 된다. 저는 연기를 할 때 대본 연습보다는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라며 “‘창수’때는 첫 작품이다 보니 책만 열 몇 시간을 읽고 갔는데, 현장에 가니까 제가 공부한 게 다 무너지더라. 연기를 위한 연기가 아닌, 현장에 어울리는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그때부터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노래를 이십 몇 년을 해왔던 것처럼, 현장에 가면 연기만 몇 십 년 씩 하신 분들이 너무도 많다. 늘 현장가면 조심스러운 마음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조금씩 방준호의 이름과 얼굴이 충무로에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조금씩 그를 찾는 손길도 늘어나고 있다. 5년 후 이맘때쯤이면 과연 어떤 방준호를 만나 볼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전 오달수 선배님처럼 어떤 역할을 해도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기로 진검승부할 수 있는 배우로 열심히 해볼 각오가 이미 되어 있습니다. 충무로 관계자 분들, 그리고 관객분들, 저 방준호를 지켜봐주세요!”/mari@osen.co.kr
[사진] 이동해기자 eastsea@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