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곤 첫방②] ‘미생’ 잇는 웰메이드 성장드라마 탄생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7.09.05 06: 49

 ‘아르곤’은 첫방에서 잔잔하지만 소소한 기자들의 일상을 그려냈다. 하지만 그 잔잔한 일상 속에 감춰진 현실에 대한 풍자는 날카로웠다.
지난 4일 오후 처음 방송된 tvN ‘아르곤’에서는 김백진(김주혁 분)과 이연화(천우희 분)이 해명시 미드타운 쇼핑몰 붕괴사건을 계기로 함께 손발을 맞추는 모습이 그려졌다. 백진은 시사프로그램 ‘아르곤’을 대표하는 기자 이자 앵커였고, 연화는 부당해고된 선배의 자리를 꿰차고 들어온 경력직 기자로 계약기간이 6개월 남은 상황이었다.
‘미생’의 장그래 못지않게 연화 역시도 짠한 형편이다. 장그래는 바둑기사 출신으로 고졸이라는 편견 속에서 회사에 들어왔고, 연화 역시도 부당 해고된 선배의 자리를 빼앗은 계약직 기자라는 편견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아르곤’ 팀에 들어왔다.

장그래와 연화의 처지 뿐만 아니라 ‘미생’과 ‘아르곤’은 분위기도 묘하게 닮았다. 치밀한 취재로 영업맨을 다룬 ‘미생’ 못지않게 ‘아르곤’ 역시도 비교적 정확하게 언론사의 내부 사정을 그려냈다. 신입이 들어오면 기수를 따지는 문화, 같은 회사의 단독 기사를 받아줘야 하는 상황, 데스크의 역할과 의미까지.
복잡한 갈등이나 숨막히는 스릴은 없지만 ‘아르곤’은 대한민국의 씁쓸한 현실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가한다. 부당 해고된 기자와 새롭게 들어온 경력직의 갈등, 언론계의 속보 경쟁과 허위 보도에 가까운 단독기사, 희생양을 만드는 조직문화까지. ‘아르곤’ 속 현실은 대한민국과 너무나 닮아있었고, 현실을 떠올리게 만들기에 더욱 씁쓸했다.
특히나 세월호 사건 이후에 벌어진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벌어진 원인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겨있었다. 물론 많은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다소 어색하고 덜컹거리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사소한 단점이 잊혀질 정도로 꼼꼼하고 세심한 취재와 가슴 찡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미생’에서서 열연을 펼친 이성민과 임시완 못지않게 남주혁과 천우희 역시 탄탄한 연기력을 뽐내고 있다. 특히 김주혁은 소신과 신념을 지키기위해 고군분투하는 김백진 역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아르곤’이 영업맨을 다룬 ‘미생’에 이어 기자를 다룬 드라마로서 웰메이드 드라마로 남을 수 있을지 앞으로 전개가 더욱 궁금해진다./pps2014@osen.co.kr
[사진] '아르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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