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징크스 끊은 루이스 '기부 배수진', 전인지 LPGA 시즌 5번째 준우승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7.09.04 08: 42

“우승상금 전액을 휴스턴 홍수 피해 구호 활동에 기부하겠다.”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의 이 공약은 경쟁 선수들에겐 난감한 배수의 진이다. 루이스를 꺾고 우승한 선수는 우승상금을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일 것이기 때문이다. 
스테이시 루이스의 지긋지긋한 준우승 징크스는 강력한 우승 명분 앞에서 마침내 꼬리를 내렸다. 스테이시 루이스가 개인 통산 12승째 우승을 3년여만에 일궈냈다. 그 사이에 스테이시 루이스는 준우승만 12차례 했다. 우승이 확정 된 이후 루이스는 남편 품에 안겨 눈물 방울을 떨구고 말았다. 
한국시간 4일 오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콜럼비아 에지워터 컨트리클럽(파72 / 6,476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총상금 130만 달러=한화 약 14억 6,000만 원, 우승상금 19만 5,000달러=2억 1,800만원) 최종라운드에서 스테이시 루이스가 2014년 6월 월마트 NW 아칸사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3년여만에 우승한을 풀었다. 

루이스의 우승으로 전인지(23)의 시즌 첫 우승 사냥은 또 실패했다. 전인지는 스테이시 루이스를 매섭게 추격했지만 역전까지는 이르지 못해 19언더파, 1타차 단독 2위로 경기를 마쳤다. 전인지는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준우승만 5차례 하는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
또한 한국 여자 선수들의 연속 대회 우승 기록도 5개 대회에서 멈췄다. 한국 여자 선수들은 7월 17일 US여자오픈의 박성현을 시작으로 마라톤 클래식 김인경, 스코티시 오픈 이미향, 브리티시 오픈 김인경, 그리고 8월 28일의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까지 5개 대회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날 경기 흐름만 놓고 본다면 역전도 충분히 점칠 수 있었다. 3라운드에서 신들린 듯한 경기 감각으로 7타를 줄였던 스테이시 루이스는 최종 라운드에 와서는 7번홀 버디를 끝으로 타수를 줄여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루이스는 1, 2번, 6, 7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고 4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했다. 20언더파 이후 심적 부담이 작용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 사이 전인지는 한발한발 간격을 좁혀나갔다. 12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낚아 선두 루이스를 2타차까지 추격했다. 
긴장감은 파3 16번홀에서 최고조에 이르렀다. 전인지가 족히 7미터는 돼 보이는 거리에서 퍼팅한 공이 그대로 홀컵에 쏙 빨려들어갔다. 경기장이 한순간 역전 분위기에 휩싸였다. 
그러나 경기를 완전히 뒤집기에는 스테이시 루이스의 명분이 워낙 강했다. 3년 사이 준우승만 12차례, 그것도 한국 선수를 상대로 한 역전패가 유달리 많아 한이 맺힐 정도인 루이스의 간절함이 전인지의 첫 우승 소망보다 강했다. 
전인지는 17번홀 버디 찬스를 살리지 못해 추격에 실패했고 마지막 파4 18번홀에서도 세컨샷이 그린을 넘어 러프에 떨어지고 말았다. 올 시즌 준우승 5차례, 직전 대회인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에서도 최종라운드에서 박성현에게 역전패 했던 전인지는 시즌 첫 우승이 아주 가까이 와 있다는 사실 재확인에 만족해야 했다. 
최종라운드에서 5타를 줄인 이미림, 3타를 줄인 최운정이 13언더파 공동 5위에 올랐다. /100c@osen.co.kr
[사진] 전인지와 스테이시 루이스의 최종라운드 경기 장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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