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우승청부사로 불렸던 다르빗슈 유(31)의 부진에 현지 언론도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다르빗슈를 데려오며 걸었던 기대가 산산조각날 수도 있다는 걱정이 고개를 든다.
다르빗슈는 3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제 몫을 하지 못했다. 3이닝 8피안타(1피홈런) 3볼넷 5탈삼진 5실점이라는 최악의 내용과 함께 패전을 안았다. 3이닝 동안 던진 공은 무려 88개였다. 다르빗슈의 메이저리그(MLB) 통산 등판 127번 중 최소이닝이었다.
한 경기 부진이라면 그러려니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다르빗슈는 다저스로 이적한 뒤 가진 5경기에서 26이닝을 던지며 2승2패 평균자책점 4.50에 머물고 있다. 세부 내용은 더 좋지 않다. 피안타율이 2할9푼1리,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이 1.54까지 올랐다. 내셔널리그에 상대적 투수친화적 구장인 다저스타디움의 덕을 볼 것이라는 기존 전망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다르빗슈 지원 사격에 나섰다. 아직 그의 최고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으며,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건강하기에 걱정하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다르빗슈는 다저스 이적 후 슬라이더의 각을 만들기 위해 투구폼도 교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디까지나 과정"이라는 게 로버츠 감독의 설명이다. 다르빗슈 또한 이날은 다소 불운했다며 “나의 날이 아니었다”고 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의 시선은 조금씩 냉정해지고 있다.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는 “첫 경기(8월 5일 메츠전) 이후 매 경기가 다르빗슈의 날이 아니었다”고 인터뷰를 꼬집으면서 다르빗슈의 투구에 대해서는 여전히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는 “최근 4경기에서 다르빗슈는 19이닝 동안 평균자책점이 6.19에 이르며, WHIP는 1.89다. 3할2푼9리의 피안타율에 6개의 홈런을 맞았다”고 부진한 내용을 세부적으로 거론했다.
'CBS스포츠'는 "전혀 특색이 없는 등판이었다. 샌디에이고의 'B' 라인업을 상대로 당혹스러운 성적을 냈다"고 혹평했다. ‘LA타임스’ 또한 “다르빗슈가 입단할 당시의 흥분은 최근 그의 성적에 대한 혼란으로 바뀌고 있다”고 냉정하게 지적했다.
다저스는 정규시즌보다는 포스트시즌을 내다보고 올해를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다르빗슈를 트레이드했다. 클레이튼 커쇼와 짝을 이룰 강력한 원투펀치로 기대했다. 그런데 정작 이적 후 성적이 썩 좋지 않다. 본전을 뽑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다르빗슈에 대한 다저스의 믿음은 굳건하다. 현재 투구폼 교정 작업이 마무리되면 더 좋은 투구를 기대한다는 태도다. 지금 성적보다는 가을 성적이 더 중요하고, 포스트시즌까지는 아직 시간도 적잖이 남아있다. 로버츠 감독은 3일 경기 후 커쇼와 다르빗슈의 원투펀치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다르빗슈의 투구 내용은 남은 9월 한 달 동안 최대의 이슈가 될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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