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커피 한 잔③] 오종혁 "지쳐있던 29살, 돌파구로 해병대 자원 입대"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09.05 07: 58

(Oh!쎈 커피 한 잔②에서 이어집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오종혁은 2014년 4월 해병대 자원 입대를 했다. 빠른 연예인 데뷔로 인해 고등학교 출석 일수가 부족해 자신이 원하던 수색대 입대가 불가능해 어쩔 수 없이 군악대에서 군 복무를 시작했던 오종혁은 해병대 사령관에게 직접 탄원서를 제출, 결국 수색대대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직업 군인이셨던 아버지의 뜻과 평소 해병대 수색대원으로 군 복무를 하겠다는 뜻을 끝까지 관철시킨 것. 이 소식이 알려지자 대중들은 '진짜 사나이'라며 열광적인 호응을 보냈다. 하지만 오종혁이 직접 밝힌 29살, 해병대 자원 입대를 하기까지엔 수많은 고민과 방황이 있었다. 연예계 생활을 그만둬야 하나 하는 고민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이를 떨쳐내기 위한 하나의 돌파구가 바로 군대였다. 
- 출연하고 있는 뮤지컬 '틱틱붐'은 30대를 앞두고 있는 29살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오종혁의 29살은 어땠나.

"치열했다. 제가 30살에 입대를 했는데 스트레스가 가장 많았다. 어떻게 보면 창작자의 고통을 가지고 과연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는 '틱틱붐' 존의 입장과 맞닿아있다. 저 또한 30살을 눈 앞에 뒀을 때 그런 고민을 했다. 내년에 군대를 갈건데, 다녀와서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까. 이 일을 고등학생 때부터 해왔지만, 과연 이 길이 내 길이 맞나 하는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서 지쳐있을 때였다. 연예계 일을 병행하면서 지친다, 그만하고 싶다, 더 이상 못하겠다는 생각만이 머리에 가득 찼었다. 스트레시를 너무 많이 받아서 항상 고민을 하고 불안해했다. 그래서 머리 좀 안 쓰고 싶다, 쉬고 싶다는 생각으로 군대에 가게 됐다. 군대를 가면 시간이 빨리 갈 것 같았다. 몸이 너무 힘들면 그런 생각을 할 시간이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자원을 하게 됐다. 다른 연예인들은 군대에서 TV를 보면 빨리 복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하던데, 저는 '다른 일은 몰라도 뮤지컬은 꼭 하고 싶은데 과연 나를 찾아줄까'하는 이런 고민을 했었다."
"저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나이가 29살인 것 같다. 19살에서 20살이 될 때는 '성인이다'는 기쁨이 있다. 하지만 29살은 많이 힘들어하고 심적으로 두려워하는 시기라, 많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 그렇다면 지금은 좀 편안해진 편인가. 
"그렇다. 확신이 생겼다고 해야 하나. 뮤지컬, 연극은 제가 계속 하고 싶고, 또 있고 싶은 곳이다. 돌아갈 수 있을까 걱정했던 곳이 정말 내가 있을 곳이 됐다는 확신이 들었다."
- 작품 선택 기준은 무언가.
"물론 '좋은' 작품이다. 제가 몰랐던, 제가 하기 어려운 캐릭터를 해서 더 성장해야지 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이 좋아서 들어가보면 '이거 어떻게 하지? 너무 어려운데'라고 생각되는 캐릭터였다. 그래서 너무 좋은 작품인데 제겐 너무 어려운 캐릭터고, 제가 했을 때 그 매력을 못 만들 수 있겠다 싶은 것은 정중히 말씀을 드리는 편이다."
- '그날들'은 초연부터 최근 앵콜 공연까지 쭉 출연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할 생각인가. 
"그 캐릭터가 너무 좋은 것이 문제다. 강무영은 좀 살을 보태서 얘기를 하면 또 하나의 저 같다. 다른 누군가가 표현하면 뺏긴 거 같다는 느낌이 들 것 같다 싶을 정도로 제 안에 또 하나의 나가 무영이다. 그 정도로 아낀다. 그래서 사실, 한 템포 쉬는 게 맞는 것 같다. 제가 그 캐릭터를 아낀다고 해서 계속 가지고 가는 건 아닌 것 같다. 삼연이 끝난 후 '또 하는 것이 맞을까' 하는 고민을 해봤는데, 'NO'였던 것 같다. 물론 저에게 제안이 안 들어올 수도 있겠지만, 다른 배우가 강무영을 좀 더 다채롭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작품을 위해, 어떤 한 색깔을 고집해서 가는 것보다는 한 템포 쉬어가는 것도 좋지 않나 싶다."
"저 대신 누군가를 추천한다면 누가 좋을까 생각해봤을 때 이상이가 떠올랐다. 상이와 작품을 하면서 되게 특이한 부분이 있음을 느꼈다. 성격이 아니라 표현함에 있어서 '당연함'이 아닌 것을 선택한다. 누가 봐도 이걸 할 것 같은데, 과감하게 다른 것을 선택한다. 상이가 한다면 굉장히 다른 느낌의 무영이가 나올 것 같다. 지창욱, 김승대, 손승원 등 모두가 각자의 스타일을 만들긴 했지만, 같이 만든 캐릭터를 벗어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상이는 만들었가 부수고, 또 만들었다 부수는 친구라 완전히 다른 무영을 만들 것 같다. 물론 이건 저 혼자의 생각이다.(웃음)"
- 올해가 뮤지컬 배우로서 9년째다. 지금까지의 자신을 돌이켜봤을 때 얼만큼 성장을 한 것 같나. 
"사실 9년이라는 시간 동안 너무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매 작품 배울 수 있는 배우들과 스탭, 연출자를 만났다. 항상 누군가가 끌어주고 가르쳐주셨고, 그래서 지금까지 온 것 같다. 혼자 왔다면 못했을거고 이미 지쳤을거다. 그래서 지금은 돌아볼 때가 아닌 것 같다. 지금까진 운이 좋았지만, 앞으로는 스스로 운을 만들어가겠다. 내년 10주년이 되는 때, 스스로를 돌아보고 말씀드리겠다. 그 때 다시 물어봐달라.(웃음)"/parkjy@osen.co.kr
[사진] 드림컴퍼니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