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커피 한 잔②] 오종혁 "제게 기회 준 '정글', 부르면 당연히 가야죠"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09.05 07: 58

(Oh!쎈 커피 한 잔①에서 이어집니다.) 오종혁은 최근 SBS '정글의 법칙' 피지 편 녹화에 참여했다. 일주일간 정글에서 생활을 하다가 돌아온 것. 뮤지컬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았던 시기에 이뤄진 출연이라 오종혁 스스로도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뮤지컬만큼 '정글의 법칙'을 향한 애정이 남다른 오종혁은 김병만이 부상을 당한 현재,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에 뮤지컬 쪽과 논의를 거친 후 '정글의 법칙' 출연을 결정지었다. '의리' 역시 남다른 그이다. 
- 이렇게 바쁜 시기에 스케줄까지 조정하면서 정글을 간 이유가 무언지 궁금하다.
"제가 뮤지컬, 연극을 아끼고 사랑하는 만큼, '정글의 법칙'도 저에게는 또 하나의 틀을 깰 수 있는 시간을 줬다. 전역한 직후 모든 사람들이 저에게 '딱딱하다', '어둡다', '너에게 말 걸기 힘들다'는 말을 했었는데, 그 때 정글을 가게 됐다. '정글의 법칙'은 틀에 짜여져 있지 않아 방송 같지 않았다. 다같이 고생하면서 먹고 사는 걱정만 한다. 저에게 자유롭고, (마음을) 열 수 있는 기회를 준 프로그램이라 정말 감사하다. 부르면 가야 하는 방송이다. 병만이 형이 부상을 당한 후 급하게 연락이 왔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도움은 촬영을 가는 것 뿐이었다. 그런데 제가 정글에 다녀오면 곧 바로 뮤지컬이 개막을 하기 때문에 연습 가자마자 상황 설명을 드렸다. '도와야 하면 도와야지'라며 다녀오라고 하시더라. 저만 잘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가는 비행기에서의 10시간동안 6시간은 대사를 외웠다. 모든 것이 미리 정해져 있던 일정처럼 편하게 진행이 됐다."

- 이번 정글에서는 어땠나.
"먹고 살기 바쁘다. 그리고 이번에는 너무 추워서 거의 못 잤다. 피지에 갔는데 절기상 겨울이었다. 해가 떨어지고나니 입이 돌아갈 정도로 추웠다. 심지어 첫 날 첫 스팟에서 2박 3일간 생존을 해야 했는데, 제작진에게 가방을 뺏겼다. 바람이 다 들어오는 바람막이 하나 가지고 2박 3일을 지내다 보니 자는 게 너무 힘들었다."
- 한 번은 모기떼 습격을 당했고, 또 한 번은 손부상을 당했었다. 그런 부상이 있었는데 겁이 나거나 하지 않았나.
"제가 부상엔 둔감한 편이다. 지금도 손이 다 안펴지고, 온 몸에 흉터 투성이다. 어려서 워낙 많이 다쳤다. 무릎 인대도 여섯 번 정도 찢어지고, 연골, 발목 인대도 찢어졌다. 정글에 가기 전에는 어깨가 나가 있었다. 이미 많이 다쳐봤던 상태라 부상에 대해선 둔감하다. 격투신이 있을 때 형들에 왜 그리 세게 하냐며 참지 말라고 하시는데 전 진짜 안 아프다. 오히려 전 여드름 짜는 것이 더 아프다. 식은땀을 한 바가지나 흘린다. 고통의 기준이 다른 것 같다."
- 액션신에 대한 욕심은 없나.
"최근에 영화 '치즈앤더트립' 촬영을 했는데 멋있는 액션은 아닌데 맞고 날아가고 책상 넘어다니며 구르고 그랬다. 대역을 한 번도 안 썼다. 저랑 같은 옷을 입은 스턴트맨이 옆에 있어서 좀 심하다 싶은 액션은 저 분이 하시나보다 했는데 어느 새 촬영 끝이라고 하더라. 결국 제가 다했다. 유인영 씨가 따귀를 때리는 장면도 합을 맞추면서 하다 보니 타이밍이 안 맞더라. 그래서 진짜 때려달라고 했다. 다행인 건 그게 안 아프고, 두려움도 없다. 제 몸이 움직이는 게 더 낫다."
- 지금껏 많은 작품을 해왔지만, 앞으로 또 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
"늘 입버릇처럼 '맨오브라만차'를 얘기한다. 언젠가 나이가 더 들고, 어느 정도의 연기력과 실력이 갖춰지면 꼭 해보고 싶은 작품이 '맨오브라만차'이다. 그리고 '틱틱붐'의 존도 해보고 싶다. 정말 어려운 역할이고, 흡인력 있게 표현을 해야 한다. 형님들 하시는 거 볼 때마다 내가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존 대사를 읊고 있을 때도 있다."
- 만약 죽기 전에 딱 한 작품만 할 수 있다고 하면 어떤 걸 해보고 싶나.
"약 1시간 정도 되는 1인 코미디를 하고 싶다."
- 혹시 김병만 씨의 영향을 받은 건 아닌가.
"병만이 형의 영향은 전혀 안 받았다. 병만이 형은 안 웃기다.(웃음) 너무 좋아하고 대단한 형님이긴 한데, 정글에서는 웃기려 하는 모습보다는 생존하려 하는 모습이 커서 웃길 새도 없다. 늘 뭔가를 하고 있어서 재미없다."
- 그렇다면 특별한 이유가 있나. 
"지금 저에겐 코미디 연기가 제일 어렵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연기가 아니고 가장 어려운 연기가 아닐까 싶다. 슬픈 연기, 화난 연기, 멋진 연기는 사실 노력을 하면 해낼 수 있다. 하지만 남을 재미있게 하는 건 타이밍, 템포, 센스가 다 맞아떨어져야 한다. 지금의 저는 택도 없다. 1%의 재능도 없다. 그래서 꼭 하고 싶다. 그걸 해낼 수 있다면 '저 배우입니다'라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의 저는 배우로 가는 과정이지 배우라고는 못한다. 이번에 정글 갈 때도 입국신고서를 쓰는데 직업란에 뭐라고 써야 할까 고민이 되더라. 배우라고 쓰면 안 될 것 같아서 '기타'라고 썼다. 아직도 저는 '학생, 서비스직' 같은 걸 쓴다. 아직은 배우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지 자신있게 '저 배우입니다'라고 할 수 있는 만큼은 안 되는 것 같다." (Oh!쎈 커피 한 잔③으로 이어집니다.) /parkjy@osen.co.kr
[사진] 드림컴퍼니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