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커피 한 잔①] 오종혁, 노개런티에도 "영광"이라 말한 사연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09.05 07: 58

지난 8월 29일 개막된 뮤지컬 '틱틱붐'은 '렌트'의 극작가로 유명한 조나단 라슨의 유작으로,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이다. 꿈과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젊은이의 삶과 사랑,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그린다. 배우 이석준, 이건명, 배해선이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뭉쳤으며, 이들과의 의리로 정연, 성기윤, 조순창, 오종혁, 문성일 등이 함께한다. 
오종혁은 밤에는 작곡을 하고 낮에는 소호에서 웨이터로 일하며 브로드웨이를 향한 꿈을 키워나가는 젊은 예술 지망생인 존(이석준, 이건명)의 친구 마이클 역을 맡았다. 마이클은 존과 같이 간절한 꿈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과 타협한 인물이다. 
최근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오종혁은 멘토이자 아빠같은 선배들의 20주년 기념 공연에 함께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말했다. 노개런티에도 흔쾌히 출연을 결정하고, 신나서 연기할 수 있는 이유는 모두 다 좋은 작품, 좋은 배우들, 좋은 스태프들과 함께 하기 때문이라 말하며 말갛게 웃었다. 

- 노개런티라고 들었다. 그럼에도 흔쾌히 출연을 결정한 이유가 있다면?
"선배님들의 20주년 기념 공연이다. 이석준 선배는 제게 멘토같은 분이다. 작품을 같이 하면서 많이 배웠다. 스승님 같으면서 아빠같다. 그리고 건명 형님과 해선 선배가 하신다고 하니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되고 싶었다. 20주년 기념 공연에 같이 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는 말씀을 드렸는데, 제가 도움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더 받고 있다. 정말 뜻깊다."
- 이석준 이건명 배우와 친구 역할이다. 특히 이석준 배우와는 '킬미나우'에서 아빠와 아들로 출연을 했었는데, 연기하는데 힘든 부분은 없나. 
"형님이 팔색조 같으시다. 제가 나이를 맞춘다기보다는 형의 생각지도 못했던 모습을 많이 본다. 항상 카리스마 있고 진중하며 때론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시곤 했는데, 아이같고 때론 바보스럽기도 한 존의 캐릭터를 보다보면 새롭다. 건명 형님, 해선 누나도 엄청 큰 선배들인데, 그 선배들을 보고 있으면 잘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김승대 배우도 한 번 놀러온 적이 있는데 계속 '재미있겠다. 부럽다'는 얘기를 했다. 그만큼 분위기가 정말 좋다. 사실 형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하나의 큰 행적으로 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좋은 에너지가 퍼져나갈 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저는 부담이 안 된다. 어차피 돈 벌려고 하는 일이 아니니까 충분히 즐겁고 좋다."
- 이번 '틱틱붐' 뿐만 아니라 '그날들'에서는 유준상 오만석 씨와 동년배 연기를 했다. 
"제가 너무 우러러 보는 선배, 너무 닮고 싶고 좋아하며 따르는 선배들이라 어려운 부분이 있다. 물론 사석에선 애교와 장난을 치기도 하지만, 진지할 때는 같이 무거워지기도 한다. 그런데 뮤지컬 연습을 하면서는 그런 것을 다 부술 수 있지 않나. 그렇게 해도 혼은 안 나니까. 무대 연습을 하면서 형님들과 허물없이 가까워지는 시간이라서 좋은 것 같다. 물론 준상이 형님은 조금 더 나이가 있다 보니 조금 버거운 것이 있긴 하다.(웃음) 검도신을 같이 하다 부딪히면 '잠깐만. 좀 쉬자'는 말씀을 하시기도 한다. 물론 준상 형님이 젊음을 잃으셨다는 건 아니다."
- 예전 '틱틱붐' 공연을 본 적은 있나? 이 공연의 매력은 무엇인가. 
"못 봤다. 워낙 오래 전에 했던 공연이라 이걸 잘 풀어낼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이나 의구심은 있었다. 올드하다는 얘기가 나오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대본 받고 첫 리딩을 하는 순간 그건 싹 없어졌다. 정말 좋은 공연이다. 제가 수많은 공연을 하진 않았지만, 감사하게도 정말 많은 기회가 왔고 그 중에서도 좋다고 하는 공연을 하려고 했었다. 지금 이 '틱틱붐'을 제가 고른 건 아니지만, 만약 저에게 다른 경로로 왔다고 해도 분명히 선택을 했을거다. 정말 하고싶어했을 공연이다. 30대로 가는 기점에 있는 청년들의 불안과 꿈을 향한 열정 등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각 인물 하나하나 완전하게 공감이 된다. 형님들과 함께 한 무대에 선다는 것 뿐만 아니라 이 작품 속에서 같이 숨쉬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영광이지 않을까 싶다."
- 이 작품에서 마이클로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있다면?
"제 개인적으로는 힘든 부분이 있다. 처음으로 맡는 멀티역이다. 지금까지 여러 캐릭터를 한꺼번에 연기하는 건 해본 적이 없다. 어떤 캐릭터가 주캐릭터인지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이것 빼곤 다 좋은 것 같다. 저에게는 또 하나의 도전이자 값진 경험이 될 것 같다." (Oh!쎈 커피 한 잔②로 이어집니다.) /parkjy@osen.co.kr
[사진] 드림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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