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9회말부터다. 접전에 약했던 넥센이 달라졌다.
넥센은 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치른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와 시즌 16차전에서 9회에만 7득점을 뽑아내며 8-7로 역전승을 거뒀다. 5위 넥센(66승60패1무)은 선두 KIA(75승45패1무)의 6연승을 저지했다.
기적 같은 승리였다. 1-7로 뒤진 상태에서 9회말을 시작한 넥센은 절망적이었다. 고종욱과 이택근이 각각 1타점 적시타를 때려 2점을 따라갔지만, 이정후가 삼진을 당해 이미 투아웃이었다. 승부를 포기했다면 그대로 경기가 끝났을 터.
하지만 넥센은 포기하지 않았다. 2사 만루서 서건창의 2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초이스와 김하성의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점수가 나왔다. 장영석은 끝내기 2타점 적시타를 때려 KBO사상 첫 9회말 6점차 대역전승을 완성했다.
넥센은 접전에 약한 팀이다. 올 시즌 1점차 승부에서 넥센은 14승 21패로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넥센은 뒤졌던 경기를 9회에 뒤집는 저력의 역전승을 두 번이나 보여줬다. 넥센이 승부처에서 뛰어난 집중력과 근성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9회 역전승은 처음이 아니다. 넥센은 8월 31일 LG전에서 1-3으로 뒤진 채 마지막 9회초 공격에 들어갔다. 초이스와 김하성이 1사에서 연속 안타를 치고 나갔다. 장영석의 사구로 만루가 됐다. 고종욱은 이동현을 상대로 통쾌한 역전 만루포를 쏘아 올려 승부를 5-3으로 뒤집었다. 불과 3일 뒤 넥센은 선두 KIA를 상대로 다시 한 번 9회 7득점 뒤집기 쇼를 선보였다.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장영석은 “9회 쫓아가는 상황이 만들어 지다보니 덕아웃에서 선수들 모두 집중하고 응원하면서 이기겠다는 각오를 보였다”면서 흥분하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대기록도 쏟아졌다. 넥센은 지난 5월 18일 고척 한화전에서 9회말 터진 이택근의 끝내기 만루홈런에 힘입어 8-6으로 승리했다. KBO리그 역사상 대타 끝내기 만루홈런은 두 번째였다. 두산 송원국이 2001년 6월 23일 잠실 SK전에서 최초로 기록한 바 있다.
넥센이 KIA를 상대로 보여준 9회말 6점차 뒤집기 쇼는 KBO 최초였다. 종전에 9회말 5점차 승부가 뒤집힌 적은 네 차례 있었지만, 7점을 낸 팀은 넥센이 유일하다. 연이어 기적적인 역전승을 펼치고 있는 넥센은 가을야구와 포스트시즌에 큰 자신감을 얻게 됐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