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슈켄트人] 5년 전 악몽 떠올린 고요한, "축구화 5켤레 갖고 왔어요"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9.03 22: 32

 "축구화 5켤레 갖고 왔어요."
우즈벡전은 한국 축구의 명운이 걸린 한 판이다. 승리하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의 대업을 달성한다. 비기더라도 시리아-이란전 결과에 따라 조 3위 플레이오프로 밀려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패하면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서 탈락할 수도 있다. 
한국은 오는 5일(이하 한국시간) 자정 우즈벡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A조 최종예선 최종전(10차)을 치른다. 2위 한국(승점 14, 골득실 +1), 3위 시리아(골득실 +1), 4위 우즈벡(이상 승점 12, 골득실 -1)이 남은 직행 티켓 1장을 놓고 경쟁하는 삼파전 구도다.

한국은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다. 시리아, 우즈벡보다 승점 2가 많다. '복병' 시리아는 지옥의 원정길로 불리는 아자디 스타디움서 최종전을 치른다. 간절함이라는 변수도 있다. 우즈벡과 시리아는 한 번도 본선에 나가보지 못했다. 우즈벡은 안방에서 월드컵을 꿈꾼다. 시리아는 이미 러시아행을 확정지은 이란에 이변을 꿈꾼다.
한국은 당초 예정보다 이틀 먼저 결전지에 입성해 우즈벡전을 준비하고 있다. 필승 분위기다. 이란전 무승부의 뒤숭숭한 분위기는 잊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비롯해 모든 선수단이 오직 우즈벡전 승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태용호는 3일 오후 결전 장소인 부뇨드코르 스타디움의 보조구장에서 2일 차 현지 훈련을 이어갔다. 고요한(서울)은 훈련을 앞두고 "우즈벡 원정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었는데 우연치 않게 또 왔다"면서 "후회 없이 실수하지 않고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고요한은 5년 전 우즈벡 원정에서 생애 최악의 악몽을 꿨다. 대표팀 경험이 적은 고요한은 우즈벡 잔디가 긴 것을 모르고, 고무 스터드로 된 축구화 한 켤레만 가져와 큰 낭패를 봤다. 그라운드에 수 차례 넘어지며 곤욕을 치렀다.
이번에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게 철두철미하게 준비했다. 고요한은 "평소 원정길에 오를 때 축구화 2켤레를 준비했는데 이번엔 총 5켤레를 갖고 왔다. 그 중 쇠로 된 스터드가 2켤레다"라며 웃었다.
고요한은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리그서 경험을 많이 쌓으며 성숙해졌다"며 "감독님 주문대로 플레이 한다면 분명 좋은 경기가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고요한은 우즈벡전서 대표팀의 우측면 수비를 책임질 가능성이 높다. 경쟁자인 최철순(전북)이 경고 누적으로 우즈벡전에 결장하기 때문이다.
고요한은 "철순이 형이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내가 뛸지 안 뛸지는 모르겠지만 감독님의 판단"이라며 "측면 수비수로 뽑혔기 때문에 그에 맞게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의욕을 드러냈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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