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우승컵 안은 오지현, "철인3종 아버지 앞에선 명함도 못 꺼내"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7.09.03 17: 27

 코스를 이해하고, 코스와 함께 호흡하는데 성공한 오지현(21, KB금융그룹)이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오지현은 3일 춘천 제이드팰리스CC(파72 / 6,673야드)에서 열린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클래식 2017’(총상금 14억 원, 우승상금 3억 5,000만 원) 최종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의 성적으로 우승했다. 
이날 버디 2개, 보기 2개로 타수는 줄이지 못했지만 3라운드에서 코스레코드인 7언더파로 2위와 간극을 크게 벌려 놓은 것이 원동력이 돼 2위 김지현2를 2타차로 따돌리며 우승에 까지 이르렀다.  

이날 우승으로 상금 3억 5,000만원을 보탠 오지현은 올 시즌 KLPGA 투어 상금 순위도 6위에서 3위로 점프했다. 
‘한화클래식 2017’은 올 시즌부터 메이저대회로 치러 졌는데, 메이저 대회 승격 후 첫 우승자의 영광을 오지현이 안게 됐다. 
경기 후 오지현은 “좋은 코스와 좋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어서 기뻤고,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 더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고진영과의 승부에도 관심이 쏠린 게 사실이었다. 오지현은 8월 초 열린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고진영에게 덜미를 잡혀 역전패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이 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진영 언니를 통해서 배운 게 더 많았던 대회다. 아쉬움 보다는 배운 게 많았기 때문에 이번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지현은 그 동안 해마다 1승씩만 하다가 올 시즌들어 처음으로 다승자가 됐다. “한 해에 1승씩 밖에 못한다는 게 징크스처럼 따라 다녔는데, 올해 그 징크스를 깰 수 있어서 기쁘다. 작년에 비해 비거리가 늘었고, 퍼팅감이 좋은 게 우승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비거리가 늘어나게 된 비결에 대해서는 “헤드 스피드를 작년보다 더 높이는 연습을 많이 했다. 덕분에 아이언 샷은 탄도가 높아졌고, 드라이버는 10~15야드 정도 거리가 늘어났다. 퍼팅에서도 작년과 달리 컨디션과 상관없이 템포를 일정하게 하고 있는데, 그것도 성적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데뷔 이후 매 경기 캐디 백을 메 주고 있는 아버지 오충용 씨(52) 이야기도 나왔다. 오지현은 “아버지가 철인3종 경기를 하는 선수이다. 그래서 감히 나는 운동선수라고 명함을 못 꺼낸다. 자기 관리면이나 가정에서의 역할 등 모든 면에서 존경하는 분이다. 아버지를 보면서 나는 아직 멀었구나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다”며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오지현은 이래저래 올 시즌 목표를 다 이루게 됐다. “타이틀을 방어하는 것이 올 시즌 목표였는데, 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우승하면서 그 목표를 이뤘다. 메이저 대회 우승은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목표인데, 딱 적당한 시기에 메이저대회 우승도 이룬 것 같다. 앞으로 스폰서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2승을 했으니 3승을 향해서 더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00c@osen.co.kr
[사진]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에 성공한 오지현이 우승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춘천=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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