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못 버틴 SK 불펜, ERA 최하위 추락 수모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9.03 17: 22

후반기 들어 한계를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는 SK 불펜이 또 다시 승부처에서 무너졌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SK는 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5-13으로 크게 졌다. 전날 15-5 대승을 거두며 3연승, 5위 넥센을 반 경기까지 추격했던 SK는 이날 마운드가 난타를 당하며 무너졌다. 선발 스캇 다이아몬드도 문제였지만, 1점차 승부에서 상대를 붙잡지 못한 불펜도 문제였다.
SK는 1-5로 뒤진 5회 노수광과 정진기(2타점)의 적시타로 1점차까지 추격했다. 그런데 다이아몬드가 5회 선두 이해창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그러자 SK 벤치는 승부를 걸었다. 이날 79개의 공을 던진 다이아몬드를 내리고 필승조 일원인 김주한을 투입한 것. 이날 다이아몬드가 12개의 안타를 맞을 정도로 전체적인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른 승부수였다. 내일이 휴식일이라는 점도 고려됐을 것이다.

적어도 2~3점차 정도로만 붙잡아둔다면 SK도 역전 가능성이 충분했다. 고영표가 5회까지 90개에 가까운 공을 던진 데다 김재윤이 빠진 kt 불펜도 그다지 강하다고 볼 수는 없었기 때문. 하지만 불펜이 5회 대거 8실점하며 승부의 추가 단번에 기울었다. 김주한 채병용이 kt의 기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사이드암 김주한이 들어가자 kt는 좌타인 이진영을 대타로 냈다. kt의 완벽한 승리였다. 이진영이 김주한을 상대로 우중간 투런포를 친 것. 잦은 등판에 최근 힘이 완전히 빠진 듯한 모습인 김주한은 덩달아 흔들렸다. 박기혁 오태곤에게 모두 안타를 맞았다. 그것도 모두 초구였다.
그러자 SK는 1사 2,3루에서 채병용을 세 번째 투수로 올렸다. 베테랑의 경험을 믿었다. 하지만 김진곤에게 적시타를 맞았고, 로하스의 얕은 뜬공 때 3루 주자가 태그업해 1점을 더 허용했다. 2루수와 중견수 사이에 뜨는 타구였는데 2루수 최항이 너무 욕심을 부렸다. 중견수가 잡았다면 태그업이 어려웠지만 최항이 공을 잡고 넘어지는 바람에 3루 주자가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이 플레이에 영향을 받았을까. 채병용도 흔들렸다. 윤석민 유한준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다시 1점을 내줬고 이해창에게 3점 홈런을 맞고 완전히 주저앉았다. 점수차는 어느덧 9점까지 벌어졌다.
이날 SK 불펜은 5이닝 동안 7실점을 했다. 이로써 불펜 평균자책점도 리그 최하위로 추락했다. 전날까지 SK 불펜은 5.86의 평균자책점으로 리그 9위였다. 10위는 kt의 5.88. 하지만 이날 경기의 결과가 반영돼 최하위로 떨어졌다.
SK의 불펜은 왕조 시절의 팀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만큼 강했다. 왕조가 끝나고, 주역들이 하나둘씩 팀을 떠날 때도 불펜은 나름대로 힘이 있었다. 실제 2015년 SK 불펜 평균자책점은 4.57로 2위, 지난해에도 4.90으로 4위였다. 못해도 리그 평균은 됐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뚜렷한 방법이 없다는 게 더 답답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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