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적생 소방수 김세현(30)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김세현은 트레이드 마감일인 지난 7월 31일 KIA로 전격 이적했다. KIA는 김세현을 데려오기 위해 2017 2차 신인지명 1순위 유망주 좌완 이승호를 내주었다. 불펜의 약점을 치유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트레이드 한 달 궤적을 보면 시작은 미미했다. 그러나 최근 위기의 연패 탈출과 연승 과정에서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김세현은 트레이드 이후 10경기에 등판했다. 처음 두 경기는 중간 투수로 나섰고 나머지 8경기는 마지막 투수, 즉 소방수로 등판했다. 성적은 블론 세이브 없이 4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이었다. 9이닝 동안 9개의 안타와 3볼넷을 내주었다. 10개의 탈삼진을 곁들였다.
이적전에는 1승3패7홀드10세이브를 올렸지만, 블론세이브가 5개나 되었다. 평균자책점도 6.83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이적후 보다 안정감 있는 투구를 하고 있다. 직구의 힘을 찾았고 제구력도 영점이 잡혔다. 직구가 좋아지자 변화구도 통하기 시작했다.
첫 세이브는 8월 15일 광주 NC경기였다. 4-1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2루타 포함 3안타를 맞고 1실점했다. 홈런이 나오면 동점인 위기에서 이호준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3안타나 맞았기에 쑥쓰러운 이적 첫 세이브였다. 중간투수로 나선 앞선 2경기까지 포함하면 각각 2안타-2안타-3안타를 맞는 등 불안한 모습이 컸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소방수 모드였다. 7경기 6이닝동안 피안타는 2개 뿐이었고 탈삼진은 8개나 생산했다. 6경기 연속 무실점도 했다. 최근 5연승을 포함해 6승1패 과정에서 5번이나 등판해 3세이브를 따냈다. 두 번은 한 점차 승부를 지켰고 한 번은 2점차 승부를 지켰다. 완전한 소방수 모드였다.
특히 KIA가 6연패에서 벗어난 8월 26일 NC와의 마산경기에서 9회 2사후 유격수 실책이 3개나 난무하는 혼란속에서도 차분하게 마지막 타자 스크럭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 지긋지긋했던 연패를 끊어주었다. 지난 2일 넥센전은 4점차 세이브 상황이 아닌데도 9회 등판했다. 초이스에게 솔로포를 맞았지만 연타 없이 경기를 매조졌다.
만일 김세현이 없었다면 KIA의 연패는 길어지면서 선두 수성도 어려움에 빠졌을 것이다. 특히 7월까지 소방수였던 김윤동이 8월 이후 잦은 실점을 하며 평균 자책점 7.30으로 흔들리고 있다. 김세현이 김윤동의 부진을 상쇄시키며 불펜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셈이다.
김기태 감독도 "요즘 김세현이 안정감 있게 던져주어 불펜 운용에서 계산이 되고 있다"면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제는 불펜야구로도 이기는 경기들이 생겼다는 점도 분명한 김세현 효과이다. 뒷문이 강해지면서 KIA의 선두 수성에도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