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OPS 최하위’ LG, 게임메이커가 없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9.03 05: 50

전광판에 더 높은 점수가 찍혀야 승리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야구는 물론 어느 스포츠든 마찬가지다. 하지만 LG 트윈스의 현실은 상대보다 더 높은 점수를 찍는 것이 그리 녹록치 않다. 출루로 기회를 창출해내는 선수도, 득점권에서 해결해 줄 선수도 마땅치 않아 보인다. LG에는 현재 경기를 풀어줄 ‘게임메이커’가 없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LG는 타력보다는 투수력으로 경기를 치러나가는 데 익숙한 팀이다. 투수력 뒷받침 된다는 전제 하에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내야 한다. 그러나 이 점수를 뽑는 것이 쉽지가 않다. LG는 전반기 동안 4.0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평균 5.06점을 뽑아냈다. 후반기 들어서는 투수진 평균자책점 4.69로 다소 하락한 반면, 득점력은 되려 낮아졌다. 후반기 팀 타율 최하위이고 평균 4.57점을 뽑았다. 기록상으로 LG는 이길 수 없는 경기들을 펼쳤다. 접전의 경기들을 승리로 이끌면서 후반기 18승18패1무의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전체적인 경기력과 투타 조화가 불안한 것이 사실이다.
일단 타선의 생산성을 높여 득점 확률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인데, LG의 후반기 생산성 지표는 뛰어나지 않다. 타선의 생산성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OPS(출루율+장타율)는 0.732로 후반기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득점권 타율 역시 2할6푼4리에 불과하고 이 역시 최하위다.

후반기 LG 타선은 베테랑 박용택 혼자의 힘으로 이끌어가는 형국이다. 후반기 타율 4할1리 8홈런 24타점 1도루 OPS 1.129(출루율 0.494+장타율 0.635)를 기록 중이다. 후반기 타율, 홈런, 안타, 출루율, 장타율, OPS 모두 팀 내 1위이고, 타점은 2위다(1위 유강남 27타점). 리그 내에서도 후반기 뜨거운 타자 중 한 명이다. 그러나 박용택만이 LG 타선에서 두드러질 뿐 그 외에 받쳐줄 선수들이 전무하다. 혼자서 타선을 이끌어 가기에는 무리일 수밖에 없다. 오지환의 부상, 양석환, 이형종의 부진, 정성훈의 들쑥날쑥 출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이 외국인 타자의 부재다. 대부분의 외국인 타자는 경기 흐름 자체를 바꿔놓을 수 있는 파괴력을 갖추고 있다. 외국인 타자에게 이런 역할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고 국내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외국인 타자의 존재 유무는 그만큼 절대적이다. 하지만 현재 LG에 외국인 타자는 없다. 루이스 히메네스가 전반기 부침을 거듭하면서 퇴출했다.
대체 선수로 데려온 메이저리그 베테랑 제임스 로니는 2군 통보에 격분하며 무단으로 팀을 이탈했다. 로니는 23경기 동안 타율 2할7푼8리 3홈런 12타점 OPS 0.822로 기대보다 못 미친 성적만 남기고 LG와의 인연이 끝났다. 로니가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외국인 타자 없이 남은 시즌을 치러야 하는 LG 입장에선 더 이상의 반전 포인트가 실종됐다.
지난 2일 마산 NC전이 대표적인 경기였다. 1회 정성훈과 박용택이 연속 안타를 때려낸 뒤 이후 9회초 1사 후 채은성이 내야 안타를 때려내기 전까지 23타자가 연속 범타로 물러났다. 선구안을 발휘해 볼넷으로 출루하지도 못했다. 누상에 주자가 나가지 못하니 점수는 언감생심. 출루 능력도, 해결 능력도 모두 LG 타선에는 보이지 않는다. 부족한 득점력을 채우기 위해 희생번트와 도루 등을 시도하지만 답답함을 해소하지는 못하고 있다.
5강 진출을 위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LG다. 그러나 경기를 풀어줄 타선의 게임메이커를 찾지 못한다면 갈수록 LG의 상황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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