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창모의 성장통, “아직 부족하다는 것 많이 느꼈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9.03 05: 50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약관의 나이에 풀타임 선발 투수로 정규시즌을 치른다는 것이 얼마나 긴 대장정인지를 깨달았다. 하늘 높이 찌를 줄 알았던 약관의 투수는 결국 고비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넘어지는 듯 했다.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워나가고 있다. NC 다이노스 구창모(20)는 이렇게 성장통을 겪으며 풀타임 선발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구창모는 지난 2일 마산 LG전 선발 등판해 5이닝 79구 2피안타 무4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6-0 완승을 이끌었다. 팀의 3연패를 끊어내는 역투였다.

구창모의 선발 등판은 갑작스럽게 결정됐다. 여름 들어서 체력이 떨어지는 기미가 보이면서 김경문 감독은 결국 구창모를 선발진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26일 마산 KIA전 5⅓이닝 7실점 투구를 기록한 뒤 불펜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팀에 마땅히 내세울 수 있는 선발 투수가 없자 구창모는 구원으로 1경기 등판(지난달 30일 수원 kt전 1⅓이닝 무실점)한 뒤 다시 선발 마운드로 부름을 받았다. 2일 경기 후 만난 구창모는 “수원 경기를 마치고 지난달 31일 롯데전이 시작할 때 선발 등판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짧은 휴식과 불규칙한 등판 일정에 따른 체력 부담이 우려되는 상황. 그러나 구창모는 이날 지난 구원 등판을 경험 삼아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갔다. 김경문 감독이 “구원에서도 던져보면서 자신의 커리어를 찾아가는 것이다”고 말한 바 있는데, 구창모는 구원 등판을 허투루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구원으로 나서 던져보며 내 구위를 점검하고 내 투구를 생각할 수 있었다. 부진으로 인해 자신감이 떨어졌었는데 구원 등판을 통해서 다시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또한 이날 구창모는 새로운 투구 패턴을 선보였다. 빠른공과 슬라이더 위주의 투구를 펼쳤던 과거와는 달리, 이날은 포크볼(18개)을 빠른공(40개)에 이은 제 2구종으로 삼으며 LG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이날 구창모와 호흡을 맞춘 포수 김태군은 “원래 (구)창모가 포크볼을 던질 줄은 알았다. 완성도가 떨어졌는데, 공을 받아보니 포크볼이 괜찮아서 그렇게 리드를 했다”고 전했다. 이날 포크볼이라는 제3구종의 구사력을 터득한 경기라고 볼 수도 있다.
구창모는 “그동안 포크볼을 던졌지만 많이 맞았다. 맞으면서 배운 것이 많다. 포크볼 던질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깨달은 것 같다. 이제는 알 것 같아서 오늘 많이 던졌는데, 좋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한 차례 선발 강등을 통해서 구창모는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이날 등판이 반등의 시작이 되기를 본인은 물론, 코칭스태프가 바라고 있다. 그는 “내가 정말 부족한 것을 많이 느꼈었다. 여름이 되면서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다”면서 “그동안 기복도 많이 보여서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많이 기다리셨는데, 이제는 내가 부족한 부분을 느꼈고 이제는 팀에 필요할 때 언제든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해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이날 등판을 통해서 데뷔 첫 100이닝(102⅓이닝)을 넘겼다. “100이닝에 대해선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 구창모의 말. 좌완 영건의 대표주자라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 그동안의 활약과 100이닝 돌파를 통해서 오는 11월 열리는 24세 이하 아시아 챔피언십 대회 예비엔트리에 발탁되기도 했다. 그는 “일단 기분은 좋은데, 뽑힌 투수들 가운데 내가 성적이 제일 안 좋은 것 같다. 예비 엔트리에 든 것은 좋지만 앞으로 더 잘해서 대회 엔트리에 들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다시 각오를 다졌다.
여전히 구창모는 성장하고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구창모는 잠시 아픔을 경험했을 뿐이다. 그리고 이 아픔을 자양분으로 삼고 단점을 보완해 한계를 뛰어넘으려고 하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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