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했던 8월의 두산이 9월 들어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두산은 화려한 8월을 보냈다. 8월 한 달 동안 쌓아올린 승수는 19승. KBO리그 월간 최다 승리인 20승에 1승 부족한 페이스였다. 전반기를 마칠 때만 해도 13경기로 벌어져 있던 KIA와의 승차도 최대 1.5경기까지 따라붙었었다.
승리를 거둔 원동력에는 안정된 투·타가 있었다. 연패에 빠지기 전인 8월 29일까지 두산의 팀 타율은 3할로 삼성(0.310)에 이어 2위를 달렸고, 팀 평균자책점은 3.38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두산의 기세가 주춤하다. 8월 30일 롯데전을 시작으로 31일과 9월 1일 치른 광주 KIA전을 모두 내줬고, 2일 잠실 삼성전에서도 2-3으로 패배해 4연패에 빠졌다. 1위 KIA는 5.5경기 차로 벌어졌고, 3위 NC와는 2경기 차가 됐다.
무엇보다 타격이 좀처럼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4연패 기간 동안 두산의 팀 타율은 2할2푼7리로 전체 9위. 장타율은 0.295로 전체 최하위다. 아울러 득점권 타율은 1할5푼2리다. 어렵게 나가지만, 들어오기는 더욱 힘들다는 뜻이다.
김태형 감독도 이 점을 지적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2일 삼성전을 앞두고 김태형 감독은 “아무래도 4번타자부터 거포들이 침묵한 부분이 있다”고 되돌아봤다.
실제 4연패 기간동안 두산의 주축 타자들은 일제히 침묵했다. 특히 민병헌(0.188), 오재원(0.182) 에반스(0.154), 양의지(0.133)는 1할대 타율에 머무르고 있다.
2일 경기에서도 두산의 거포들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양의지와 에반스가 모두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4번 타자 김재환도 홈런을 날리기는 했지만, 3회 득점권에서 병살타를 쳐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박건우만이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한 가지 두산에게 긍정적인 신호는 투수진이 잘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 김강률(1이닝), 김명신(2⅔이닝), 이용찬(⅓이닝)이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김승회(ERA 3.86) 역시 믿을맨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많은 야구 관계자들이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1위 KIA 역시 최근 6연패 기간 동안 팀 타율이 2할6리로 바닥을 찍다가 최근 5경기에서 팀 타율 3할2푼으로 끌어올리면서 5연승을 달리고 있다. 이제 두산에게 남은 경기는 21경기.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라면 타격 사이클을 상승세가 다시 한번 찾아와야 한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