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영과 온주완이 물 오른 연기로 주말 안방에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2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밥상 차리는 남자'에서는 이루리(최수영 분)와 정태양(온주완 분)의 악역 같은 첫 만남과 인연 같은 재회가 그려졌다.
두 사람은 지하철 안에서 기묘한 첫 만남을 가졌다. 취업 면접을 가던 이루리는 급한 마음에 닫히던 지하철 문에 뛰어들고, 가까스로 지하철은 탔지만 치마 자락이 지하철 문에 끼고 만다.
이 사실을 꿈에도 모르는 이루리는 자신을 향해 자꾸만 미소지으며 뭔가 말을 하려는 정태양을 모른 체하고, 정태양은 결국 이루리의 스커트 자락을 직접 빼기 위해 용을 쓴다. 갖은 노력 끝에 스커트 자락을 뺀 그때, 정태양은 무게 중심을 잃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이루리의 엉덩이를 잡게 되고, 깜짝 놀란 이루리는 "변태야"라고 외치며 분노한다.
정태양은 선의로 이루리를 도와주려다 변태로 몰리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이루리가 휘두른 가방에 한 아주머니의 가방에서 뜨거운 물이 담긴 텀블러가 쏟아지며 가장 중요한 부분에 2도 화상을 입게 됐다.
이루리와 정태양의 첫 만남은 서로에게 쓰디쓴 기억만 남겼다. 안 그래도 면접에 늦었던 이루리는 이 일로 면접 시간을 놓쳐 1년간 준비했던 괌 관광청 취업 기회를 잃게 되고, 정태양 역시 변태로 몰린데다, 남자로서 다쳐서는 안될 부분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으며 고통받았다.
두 사람은 놀랍게도 괌에서 다시 재회하게 됐다. 만날 인연은 다시 만난다고 했던가. 괌 관광청 취업에 실패한 이루리는 아버지 이신모(김갑수 분)를 속이기 위해 괌에 있는 리조트에 취업하게 되는데, 취업 당시 잠시 자리를 비웠던 팀장이 다름아닌 정태양이었던 것.
오랜만에 리조트에 복귀한 정태양은 신입사원이라며 자신에게 공손히 인사하는 이루리를 보고 경악하고, 이루리 역시 "그 변태남"이라고 놀란다. 졸지에 리조트 재계약이 힘들어진 이루리는 정태양에게 사과하기 위해 찾아가는데, 운동을 하고 있던 정태양이 자살하려던 것으로 오해해 그를 말리다 반나체인 정태양과 바닥에 드러눕게 된다.
인연인지 악연인지 모를 두 남녀를 연기한 최수영과 온주완은 물오른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소녀시대의 멤버 수영에서 배우 최수영으로 브라운관에 복귀한 최수영은 한층 발전한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이루리는 어릴 적부터 1등만 고집해 온 강압적인 배경에서 자라 모든 일에 자신이 없지만, 사실은 사랑스럽고 기분 좋은 에너지로 가득한 발랄한 인물. 이루리는 최수영 특유의 에너지와 만나 더욱 빛을 발했다. 최수영은 취업 문턱을 또다시 넘지 못한 비운의 취준생 연기부터, 결혼까지 약속한 남자친구의 외도를 목격하고 좌절하는 감정 연기까지 안정적으로 소화해내며 주말 안방을 책임질 새로운 신데렐라로 합격점을 받았다.
온주완 역시 맞춤옷을 입은 것 같은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태양은 성공보다는 행복이 우선인 욜로족으로, 자유분방한 성격을 지녔지만 누구보다 가족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자랑하는 캐릭터. 온주완은 지하철에서 처음 만난 여성을 도와주려다 변태로 몰리고, 게다가 소란 끝에 말할 수 없는 부위를 다쳐 고통받는 코믹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주말 안방을 압도했다. 또한 서글서글한 성격을 가진 정태양에 딱 맞는 비주얼과 연기까지, 온주완은 또다시 무한 변신으로 주말 안방을 정조준할 준비를 마친 모습이었다.
'당신은 너무합니다' 후속의 주연으로 안방에 출격한 최수영과 온주완은 첫 회부터 흥미진진한 만남을 그려낸 완벽한 커플 케미로 시청자들의 기대를 만족시켰다. 과연 '밥상 차리는 남자'로 안방에 출사표를 던진 최수영과 온주완이 맛깔난 주말 드라마 경쟁 속 맛깔난 밥상을 제대로 차려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mari@osen.co.kr
[사진] MBC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