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팬들에 의한, 팬들을 위한 공연이었다. 데뷔 후 25년간 음악을 해온 감사함이 담긴, 한 편의 역사책 같은 공연이었다.
2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가수 서태지 데뷔 25주년 기념공연 '롯데카드 무브;사운드트랙 vol.2 서태지 25'가 진행됐다.
이날 무대에 오른 서태지는 "오랜만이다. 여러분이 정말 보고 싶었다. 이 순간을 정말 오래 기다렸다. 오늘 25주년이다. 여러분 덕에 25주년을 맞게 됐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서태지는 서태지와아이들로 데뷔한 1992년부터 현재까지 히트곡을 총망라해 '문화대통령'이라 불리기 부족함 없는 세트리스트를 선보였다. '난 알아요', '하여가', '컴백홈', '울트라맨이야', '모아이', '소격동', '크리스말로윈' 등 시대 불문 명곡들이 2시간 반 공연을 가득 채웠다.
그 중 서태지가 25년간 한 번도 선보이지 않았던 '굿바이' 무대는 감동 그 자체. 서태지가 은퇴를 결정하며 작곡했던 노래인 '굿바이' 무대는 서태지는 물론 팬들에게도 그 의미 상당했다.
서태지는 "가장 화려하고 행복하게 활동했던 4집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고해야 하는 순간이 왔었다. 그 때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어서 노래로 만들었었다. 아직도 감히 여러분 앞에서 부르지 못했던 노래다. 오늘은 이 자리를 빌어서 여러분께 이 마음을 전한다"고 말해 공연의 의미를 더했다.
뿐만 아니다. 서태지는 소속사를 통해 25년을 함께 한 팬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여러분들을 처음 만나고 벌써 스물다섯 해가 지났네요. 첫 만남의 떨림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오늘 이 자리는 25라는 숫자에 특별한 의미를 만들어 준 여러분들을 위한 공간이자 제 노래 한 곡 한 곡에 생명을 불어넣어 준 여러분 한 분 한 분을 위한 무대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25년 전 여러분들이 서태지라는 이름을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었듯 오늘은 시간을 되돌려 그 때 그 곳에 나와 함께 했던 여러분의 이름이 주인공이 되기를 바랍니다. 나의 오랜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순간을 기다리며. 태지"라고 덧붙이며 이 공연이 오로지 팬을 위한 것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데뷔 후 25년간 고락을 함께 했던 팬들도 이에 응답했다. 3만 5천명의 관객은 서태지의 이름을 연신 연호하는 것은 물론, 모든 노래 떼창을 선보이며 장관을 연출해냈다. '그 가수에 그 팬', 9월 2일의 밤은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다. /jeewonjeong@osen.co.kr
[사진] 서태지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