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프로필 130kg, KBO리그 '최중량 선수' 최준석이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최준석의 발에 당한 한화 수비는 연쇄적으로 무너졌다.
2일 사직 한화-롯데전. 3회까지 롯데 선발 조쉬 린드블럼, 한화 선발 윤규진의 팽팽한 투수전으로 0의 행진이 이어졌다. 4회 균형이 깨졌고, 그 시작이 바로 최준석의 배트와 발이었다.
4회말 1사 후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간 최준석. 후속 강민호 타석에서 한화 투수 윤규진의 초구 포크볼이 원바운드로 폭투가 됐다. 한화 포수 최재훈이 공을 옆으로 빠뜨린 사이 최준석이 2루로 기습 질주했다. 잠시의 주저함도 없이 달렸였다. 최재훈이 급하게 공을 잡아 2루로 송구했지만 바운드가 짧았다.
이에 베이스 커버를 들어간 2루수 임익준이 공을 정확하게 잡지 못했다. 공을 뒤로 흘렸고, 최준석이 2루에서 여유 있게 살았다. 최재훈의 송구가 정확하게 갔거나 임익준이 한 번에 잡았다면 아웃이 될 수 있는 타이밍이었지만 전혀 예상 못한 최준석의 질주에 한화 수비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롯데는 강민호가 중견수 키 넘어가는 큼지막한 2루타를 터뜨렸다. 한화 중견수 이동훈이 타구를 쫓아가 점프캐치를 시도했지만 타구는 야속하게 글러브 안 포켓을 맞고 튀어나왔다.
여기서도 최준석의 주루 플레이가 돋보였다. 2~3루 사이에서 강민호의 타구가 중견수에게 잡힐지 아니면 안타가 될지 끝까지 지켜봤다. 이어 이동훈이 공을 떨어뜨리자마자 3루를 거쳐 홈으로 쇄도했다. 0의 균형을 깨는 선취점이 최준석의 발에서 만들어진 순간이었다.
최준석은 올 시즌 109경기에서 도루가 1개도 없다. 프로 15년 통산 1454경기에서 도루 10개를 기록했지만 한 시즌 최다 기록은 지난 2005년 4개. 가장 최근 도루는 2014년 8월18일 사직 KIA전으로 벌써 3년 전이다. 도루와 거리가 멀지만 기민한 주루 플레이로 상대를 흔들었다.
최준석의 득점 이후 롯데는 앤디 번즈의 좌월 투런 홈런이 터지며 경기 주도권을 가져왔다. 5회에는 이대호의 적시타, 강민호의 스리런 홈런이 폭발했다. 승부가 롯데 쪽으로 확 기울었다. 그 과정에서 한화 수비는 잡을 수 있는 타구를 놓치 기록되지 않은 실책 플레이가 나오며 자멸했다. 결과는 9-0 롯데의 대승, 파죽의 4연승이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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