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의 금자탑을 쌓으려면 최종예선 원정 무승 징크스를 끊어야 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결전지에 당도했다.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우즈베키스탄행 비행기에 올랐던 신태용호는 7시간 35분을 날아 2일 새벽 결전지인 타슈켄트에 입성했다.
대표팀은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서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후반 초반 이란 선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세를 점했지만 무승부의 아쉬움을 삼켰다.
목전이었던 이란전 승리를 놓치면서 한국(승점 14, 골득실 +1)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3위 시리아(골득실 +1)와 4위 우즈벡(이상 승점 12, 골득실 -1)에 앞선 2위지만 5일 자정 열리는 우즈벡과 최종전을 이겨야만 자력으로 본선행을 확정지을 수 있다.
한국이 이번 최종예선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원정 잔혹사 때문이다. 총 네 차례 원정을 떠났지만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안방에서 5경기(4승 1무) 무패를 달린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
한국은 2차전이었던 시리아 원정서 0-0으로 비겼다. 4차전 이란 원정에선 졸전 끝에 0-1로 졌다. 이후 중국(6차전)과 카타르(8차전) 원정길에 올라 창사 참사(0-1 패)와 도하 쇼크(2-3 패)를 겪었다.
한국은 원정 4경기서 2득점을 하는 동안 5골을 내주며 1무 3패에 그쳤다. 경기당 0.5골의 빈공에 시달렸다. 카타르전서는 불안했던 수비진이 대량 실점하며 패배를 자초했다.
우즈벡전은 필승의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 한국이 우즈벡과 비기고, 시리아가 이란을 잡으면 한국은 3위로 밀려나 본선행의 가시밭길을 피할 수 없다. 호주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시아지역 B조 3위국과 홈 앤 어웨이 플레이오프를 거쳐 북중미지역 4위국과 홈 앤 어웨이 승부를 펼쳐야 한다.
한국이 원정 무승 징크스를 깨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이라는 대업을 달성할 수 있다. 반대로 비기거나 진다면 러시아행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한국은 우즈벡과 역대 전적에서 14전 10승 3무 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최근 원정에서는 2경기 연속 힘겹게 비겼다. 2012년 9월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서는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2005년 6월 2006 독일 월드컵 최종예선서도 1-1로 비겼다.
한국은 20년 전인 1997년 10월 타슈켄트에서 5-1로 대승하며 프랑스행을 확정지었던 기분 좋은 기억을 재현해야 한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