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우리들이 보여줬던 야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이 8월 부진에 대해 직접 내린 진단이다. NC는 8월 한 달 간 12승15패의 성적에 머물렀다. 그 사이 2위에서 3위로 추락했고, 4위 롯데의 맹렬한 기세에 3위 자리마저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지난 1일 사직 롯데전 1-6으로 패하면서 어느덧 다시 3연패 수렁에 빠졌다. 8월 부진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9월을 시작했다. NC가 보여줘야 할 야구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속절없이 패했다. 팀 컬러가 실종되면서 NC의 야구는 현재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NC는 탄탄한 투수진을 바탕으로 먼저 막아낸 뒤 타선의 일격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패턴을 보여줬다. NC의 성적은 투수진의 활약이 전제되어야 한다. 2015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4.26), 2016시즌에도 전체 2위(4.48)에 해당하는 성적을 거두며 팀 전체가 성장했다.
하지만 올해 NC의 투수진은 예전과 같은 탄탄함이 사라졌다. 일단 기본적으로 현재 선발야구가 잘 되지 않는다. 외국인 선수 에릭 해커와 제프 맨쉽은 8월 평균자책점 각각 5.93, 4.26을 기록했다. 승수는 단 2승 밖에 되지 않았다. 외국인 원투펀치가 흔들리면서 선발진 중심축이 사라졌다. 그나마 이재학이 토종 에이스로 활약하며 승리의 발판을 놓았지만 장현식과 구창모 등 영건 에이스들도 성장통을 겪고 있다.
고육책, 비상책들도 모두 통하지 않는 현실이다. 지난 1일 경기 NC는 이재학을 예정된 로테이션보다 당겨 하루 먼저 선발 등판을 갖게 했지만 4⅔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결국 이재학이 하루 먼저 나서며 비어있던 2일 선발 자리는 선발진에서 강등된 구창모가 다시 채우게 됐다. NC의 투수진 난맥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불펜진 역시 예전의 막강함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김진성과 임창민은 건재하지만 원종현이 8월 들어 평균자책점 12.00의 부진을 겪고 있다. 이민호가 8월 한 달 간 14경기 평균자책점 3.18의 성적을 거두며 전천후 활약했지만 이들이 모든 경기를 틀어막을 수는 없었다. 강윤구, 윤수호 등이 힘을 보태고 있지만 경험이 일천하다.
타선에서도 기복을 줄여야 한다. 지난 8월 팀 타율은 2할7푼5리로 전체 9위에 해당했다. 박민우는 8월 한 달 간 타율 3할8푼4리를 기록하고 뜨거웠지만 나성범, 재비어 스크럭스, 모창민의 기운은 그리 뜨겁지 않았다. 그리고 8월 한 달 간 득점권에서 2할4푼6리의 타율을 기록하며 응집력 부족을 절감해야 했다.
화끈하게 때려서 기선을 제압하는 면도 부족하다. 그렇다고 투수진이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억제하는 것도 아니다. 현재 NC의 경기를 보면 그렇다. 결국 투타의 부조화로 인해 NC의 야구는 색채를 잃었다. 팀 컬러와 개성이 사라진 NC의 올 시즌 행보에 적색경보가 들어온 것이 사실이다. 과연 NC는 남은 정규 시즌 자신들의 색깔을 다시 찾아내고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