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5홈런' kt 로하스, 버나디나 부럽지 않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9.02 10: 30

야구강국 도미니카공화국의 WBC 대표팀에 발탁된 이유가 있었다. kt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27)가 기대이상 활약으로 벌써부터 내년 시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로하스는 지난 1일 대전 한화전에서 5회 솔로 홈런 포함 2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2볼넷으로 활약하며 kt의 6-1 승리를 이끌었다. 어느덧 시즌 홈런 숫자는 15개로 늘었고, 타율은 3할대(.303)로 상승했다. 지난 6월13일 포항에서 삼성을 상대로 데뷔전을 가진 뒤 80일만의 일이다. 
지난 6월 총액 40만 달러를 받고 kt에 영입된 로하스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난 3월 WBC 도미니카공화국 대표팀에서 유일한 마이너리거로 뛰었지만 정작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시즌 최다 홈런은 지난해 12개로 kt가 필요로 한 거포와 거리가 멀었다. 우려대로 전반기 23경기는 타율 2할6푼7리 24안타 3홈런 10타점 OPS .738로 저조한 성적. 

하지만 후반기 반전이 일어났다. 37경기에서 타율 3할2푼4리 48안타 12홈런 29타점 OPS 1.064로 리그에 완벽하게 적응한 것이다. 후반기 홈런은 롯데 이대호(13개)에 이어 단독 2위이고, 장타율도 전체 4위(.676)에 빛난다. 시즌 전체 성적을 통틀어서도 60경기 타율 3할3리 72안타 15홈런 39타점 5도루 OPS .941로 수준급이다. 
로하스의 포지션이 중견수란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수비 범위도 넓고, 다이빙 캐치는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KBO리그의 외인 중견수는 KIA 로저 버나디나도 있는데 그에 못지않은 성적이다. 버나디나는 115경기 타율 3할2푼 149안타 22홈런 89타점 105득점 26도루 OPS .909를 기록 중이다. 타율과 도루는 버나디나가 낫지만, 홈런 생산과 장타력은 로하스가 조금 더 위다. 
미국에서 거포와 거리가 멀었던 로하스였지만 kt에서는 홈런 타자로 변신했다. 지난 6월말 김진욱 감독과 kt 코칭스태프가 '히팅포인트를 앞에 두며 임팩트 순간 한 손을 던지라'는 식으로 변화를 조언했고,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김진욱 감독은 "로하스는 안 될 때 고집을 부리는 것보단 빨리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선수"라며 "타석에서 대응력도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로하스는 기대이상 홈런 생산력에 대해 "경기를 계속 치르면서 한국 투수들에게 조금씩 적응해가며 밸런스가 좋아지고 있다. 팬들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는데 팀이 최하위인데도 열렬히 응원해준 팬들께 감사하다. 경기에 나갈 때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으니 계속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로하스는 아직 만 27세로 나이가 젊다. 이 정도 적응력이라면 한 시즌 전체를 뛰었을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더욱 궁금하다. 풀타임 성적으로도 버나디나에 버금가는 성적을 낼 수 있을까. 지금 분위기라면 내년 시즌 그 궁금증이 해소될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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