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누에바, "한화에 온 것, 전혀 후회하지 않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9.02 06: 09

"한화에 정말 잘 왔다". 
한화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34)는 올 시즌 운없는 투수 중 하나로 평가된다. 부상으로 엔트리에 63일을 빠져 있었지만, 17경기에서 96이닝을 던지며 12번의 퀄리티 스타트로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 중이다. 이닝당 출루허용률을 뜻하는 WHIP는 1.07로 95이닝 이상 던진 중 투수 가운데 전체 1위. 
지독한 불운으로 5승6패에 머물러 있지만 벌써부터 내년 시즌 비야누에바를 다시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비야누에바는 "지금은 시즌 후반이고,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라 내년 미래에 대해 고민해본 적은 없다. 시즌 후 집에 가서 가족들과 상의하고 정해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한화에는 정말 잘 왔다고 생각한다. 여러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경험들을 했다. 후회되는 것이 전혀 하나도 없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메이저리그 11년 경력 베테랑 비야누에바에게 지구 반대편 한국, KBO리그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한국의 팬들이 정말 특별하다. 잘할 때나 못할 때나 항상 응원해주고 사랑해준다. 야구적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KBO리그만의 문화도 재미 있다. 팀수가 많지 않아 선후배 관계가 끈끈하다. 잘 아는 사이라서인지 서로 존중하며 도움을 주는 모습도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한국 문화도 적극적으로 배우고 공감했다. 지난달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상징하는 소녀상 배지를 달아 화제가 됐다. 그는 "한국의 슬픈 역사이고, 전세계의 아픔일 수도 있다. 이런 일에는 언제든 동참할 수 있는 의지가 있다"며 "한국에서 여러 역사와 문화를 많이 배웠다. 훌륭한 시간들이었다"고 돌아봤다. 
비록 시즌 전 기대했던 가을야구는 힘들어졌지만 한화란 팀의 성장 과정을 보는 것도 특별한 일이다. 비야누에바는 "요즘 젊은 선수들이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보여 기쁘다. 힘든 와중에도 오선진이 정말 잘해주고 있고, 이동훈이 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포수 정범모도 빼놓을 수 없다. 시즌 막판이라 부담이 없어지긴 했지만 출장 기회가 늘어나면서 선수들의 잠재된 실력이 이제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팀 전체를 바라봤다. 
이어 "물론 포스트시즌에 올라가서 우승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야구는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도 그렇고 어느 팀이든 잘 되는 시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시즌도 있다. 지금 우리가 가는 방향을 볼 때 머지않아 강팀이 될 것이라 본다. 포스트시즌에 갈 날이 곧 올 것이다"고 미래를 기대했다. 
어느덧 시즌이 막판으로 향하면서 비야누에바가 쓰고 있는 일기 형식의 KBO리그 리포트도 두툼해졌다. "시즌 중에도 단장 및 구단 프런트들과 여러 의견과 정보를 교환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다 맞는 않겠지만 팀이 발전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한다"는 비야누에바는 "내년에 한국에서 뛸 수 있지만, 그렇지 않게 되더라도 한화에는 계속해서 도움이 되고 싶다.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 시절 선수협회 대표 임원을 맡기도 한 비야누에바는 페어퍼워크도 능숙하게 소화한다. 메이저리그 출신의 실력뿐만 아니라 리그를 존중하는 태도, 연구하는 자세, 성실함 모두 인정받고 있다. 잦은 부상이 아쉽지만 실력 하나는 확실하다. 비야누에바를 내년에도 한화에서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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