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 김진우-김주형, KIA 아픈 손가락의 기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9.02 06: 03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겠지만, KIA도 소위 ‘아픈 손가락’들이 있다. 부상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자신의 기량을 만개하지 못한 기대주들이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 애증의 대상이라고 할 만하다.
사실상 시즌을 접은 윤석민, 최근 퓨처스리그(2군)에서 던지고 있는 한기주도 있지만, 일단 관심이 몰리는 선수는 우완 김진우(34)와 내야수 김주형(32)이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2군에 갔던 두 선수가 1일 엔트리 확대에 맞춰 다시 1군 무대를 밟아서다. 사실상 올해 마지막 기회라고도 볼 수 있다.
두 선수는 고교 무대를 주름잡았던 경력이 있다. 팬들의 기대는 하늘을 찔렀다. 김진우는 초고교급 투수로 이름이 자자했다. 계약금만 7억 원이었다. 2002년 12승, 2003년 11승, 2006년 10승을 했다. 하지만 그 후로는 가정사와 부상으로 야구계를 떠나기도 했다. 2011년 돌아온 뒤 2012년 10승, 2013년 9승을 하기는 했지만 그 후로는 줄곧 기대에 못 미쳤다. 올해도 11경기에서 1승5패 평균자책점 7.46에 그쳤다.

김주형도 계약금 3억 원을 받고 2004년 KIA의 1차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만년 유망주로 머물렀다. 지난해는 터닝 포인트였다. 135경기에서 타율 2할8푼1리, 19홈런, 49타점을 기록하며 KIA 팬들의 기대감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유격수 출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 기세는 올해 완전히 사라졌다. 김기태 감독이 꾸준히 인내를 가지고 지켜봤으나 47경기에서 타율 1할7푼5리에 그친 방망이는 살아나지 않았다. 네 번이나 2군에 갔다.
그런 두 선수가 돌아왔으니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비난도 많이 받지만, 이는 두 선수에 대한 기대치와 실망감의 복합적인 감정을 상징한다. 김기태 감독도 이들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김 감독은 8월 당시 두 선수가 KIA의 아픈 손가락임을 인정하면서, “지금 상태에서 이렇다 저렇다를 논할 수는 없다. 다만 9월 1일까지 시간이 있으니 지켜보겠다”고 했다. 그렇게 지켜본 결과는 ‘한 번 더 기회’였다.
KIA는 한국시리즈 직행이 유력한 팀이다. 가을야구 진출은 사실상 확정이다. 두 선수로서도 가을무대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이 마지막 기회에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 또한 앞으로 한 달의 활약상은 내년 팀 내 입지와도 직결된다.
김진우는 선발 후보로 거론된다. 현재 KIA는 4·5선발 구성이 힘들다. 부상과 부진이 겹친다. 김진우는 선발 경험이 풍부하다. 캠프 때도 그렇게 준비를 했다. 1~2경기만 잘 던져준다면 KIA 선발진의 구세주다. 2위 두산과의 승차와 전체적인 양상을 고려할 때 한국시리즈 직행을 결정짓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김주형은 1·3루를 모두 볼 수 있는 힘 있는 타자다. 일단 대수비와 대타로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 장타를 터뜨릴 수 있는 힘은 분명 매력이 있다. 현 KIA의 내야 백업 선수들과는 다른 장점을 지녔다. 손가락의 상처를 지워질지 지켜볼 일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김진우(왼쪽)-김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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