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의 친구들이 시청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일본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정작 역사를 제대로 돌아보지 않은 시청자들은 부끄러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는 다니엘의 친구들 마리오, 다니엘, 페터가 DMZ부터 임진각, 제3땅굴, 도라전망대, 그리고 서대문 형무소를 방문한 내용이 전파를 탔다.
사실 여행이라고 하면 관광지를 다니는 것이 대부분인데 다니엘의 친구들은 달랐다. 우리와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세 친구들은 분단의 아픔과 일제강점기의 상처를 지닌 한국의 역사를 직접 찾았다.
사실 국민들은 스포츠 경기에서 일본과 대결하거나 일본인들이 위안부에 대해 망언을 할 때만 발끈할 뿐 특별히 역사의 현장을 찾아가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는데 독일에서 온 다니엘의 친구들은 이곳을 찾아 아픈 역사를 대하는 이들의 모습은 우리와는 참 달랐다.
한국 분단의 역사를 이해하려고 하고 과거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진지하게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자유의 다리를 걸으면서 마리오는 “우린 유럽연합 내에서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며 여행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국경 검사만 하면서 다닐 수 있고 아무 제약 없이 자유롭게 여행하고 있다. 우리는 그 사실을 자주 잊는다. 우리에게 매우 당연한 일이니까”라며 했다.
제3땅굴과 도라전망대를 다녀온 걸 본 신아영은 “독일 친구들의 시선으로 보니까 정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김준현은 “우리가 갔을 때의 느낌이 더 다를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DMZ에 이어 서대문 형무소를 방문했는데 이 곳은 일제강점기 시절 애국지사들이 일본인들에게 고문을 당했던 곳으로 독일 친구들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유대인을 학살한 역사가 담겨있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떠올리며 숙연해진 모습을 보였다.
마리오는 “일본은 일제강점기에 대해 전혀 사과하고 있지 않다. 위안부 생존자들이 시위하고 있는데도 전혀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일본은 그냥 무시해버리고 있다”고 하자 페터는 “그걸 다뤄서 얻는 게 없으니까 사과하지 않는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페터는 “일본도 시작해야 한다. 50년 후에는 나중을 더 기억 못 할 것이다. 독일도 역사를 돌아보기 시작하지 않았냐. 벌써 100년 전 일이다. 언젠가는”이라고 했다.
신아영은 “부끄러운 게 살다보면 잊고 사는 날도 있는데 저걸 보니까 아직까지 사과를 못받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아영의 말처럼 우리의 역사에 대해 잊고 살았던 날이 더 많았던 시간. 독일 친구들의 여행은 우리를 반성하게 하는, 그리고 역사를 돌아보게 해줬던 의미 있는 여정이었다. /kangsj@osen.co.kr
[사진]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