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이 퇴장당한 이후 10명이 모여 더 좋은 정신력으로 뛰어난 경기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서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후반 초반 이란 선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세를 점했지만 끝내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한편 이란은 이날 무승부로 최종예선 무패 (6승 3무)와 무실점 기록을 이어갔다. 지난 30일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파주 NFC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서 "신태용호가 비밀리에 준비 중이라 많은 정보를 얻지 못했다"면서도 "한국전서 무실점과 무패행진을 이어가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국은 수적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도 이란의 수비 앞에 무기력했다. 한국은 이날 경기서 단 하나의 유효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케이로스 감독이 공언한 대로 이란 자신의 역사를 이어간 것이다.
다음은 케이로스 감독과 일문일답.
- 경기 소감
▲ 한국 팬들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 경기에 많은 팬들이 모여 좋은 분위기로 경기할 수 있어서 기쁘다. 양 팀 선수 모두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 두 팀 모두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예선전에서 이렇게 수준 높은 경기를 펼칠 수 있어서 기쁘다.
내 축구 인생서 이렇게 힘든 경기는 처음이였다. 이렇게 나를 지치게 만드는 경기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란 선수들에게 매우 고맙고, A매치를 처음 한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으 보여줘서 기쁘다. 한 명이 퇴장당한 이후 10명이 모여 더 좋은 정신력으로 뛰어난 경기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좋은 선수가 많은 팀이다. 내 감독 36년 생활 역사상 처음으로 선수에게 유니폼을 달라고 했다. 지금 이란 대표팀이 전 세계 축구 시장서 많은 격려와 인지도가 생겼으면 좋겠다. 젊은 선수들이 열악한 지원을 받고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란 자국 팬을 넘어 전 세계 팬들이 이란 축구를 알아줬으면 한다.
- 유니폼을 교체한 한국 선수는 누구인가?
▲ 손흥민과 유니폼을 교체했다. 손흥민은 월드컵서 세계 팬들이 보기를 원하는 선수이다.
- 이런 선수들이 어려운 환경에 좋은 경기력을 내도 화를 낸 이유는 뭔가?
▲ 내 역할이다. 선수들 집중력을 잃어버리면 챙겨야 한다. 선수들 집중력을 챙기는 것이 내 역할이다. 다른 이유로 화가 나서 그런 것은 아니다.
- 시리아가 골득실로 2위에 오르게 됐다. 한국 입장에서는 이란의 시리아전이 중요하게 됐다. 어떻게 나설 것인가?
▲ 시리아 선수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시리아가 어려운 국내 사정에도 좋은 결과를 낸 것이 대단하다. 시리아 실력을 생각하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시리아와 홈경기도 다를 것은 없다. 시리아와 홈경기서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좋은 경기를 보이겠다.
- 시리아전 각오는?
▲ 시리아와 첫 원정 경기는 정말 최악이었다. 시리아전 경기장은 물이 빠지지 않아 수영장과 같았다. 좋은 경기장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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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