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 이동국에게 6분 출전은 힘겨운 시간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차전서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후반 초반 이란 선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세를 점했지만 끝내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승점 14)은 3위 시리아(골득실 +1)와 4위 우즈벡(이상 승점 12, 골득실 -1)을 따돌리고 2위를 유지했다. 한국은 내달 1일 우즈벡 원정길에 올라 5일 자정 최종예선 최종전을 치른다. 남은 본선 직행 티켓 1장이 걸린 최후의 일전이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이란-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선수 선발하며 K리그 클래식에서 활약을 펼치는 노장들의 선발을 예고했다. 그 예고대로 신 감독은 이동국과 염기훈을 대표팀에 합류시켰다.
이동국이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것은 2014년 10월 14일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이 마지막으로 2년 10개월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동국의 기록은 2번째다. 첫번째는 고 김용식 선생이다. . 그는 1950년 4월 16일 한 홍콩-중국 선발전에 출전(39세 265일, 대한축구협회 기록 기준)에 출전했다. 그는 당시 골을 터뜨리며 역대 최고령 골 기록도 가지고 있다.
K리그 역대 최다골 기록(196골) 보유자인 이동국은 38살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K리그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19경기에 나서 4골 2도움을 따냈다.
이동국은 기대와 다르게 선발 출장하지 못했다. 염기훈과 함께 K리그 클래식에서 제 몫을 하며 기대감이 컸던 이동국은 일단 벤치서 대기했다. 한국은 선발로 황희찬을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웠다. 빠른 스피드로 이란 수비를 괴롭히겠다는 의지였다.
염기훈도 K리그 최고의 왼발을 가졌지만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다. 일단 벤치서 시작했다. 해외에서 뛰는 젊은 선수들 위주로 이란전 선발 명단이 꾸려졌다.
문제는 그들을 대신해 출전한 선수들이 제 몫을 펼치지 못했다. 무릎이 좋지 않은 황희찬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못했다. 또 권창훈과 이재성 등도 돌파와 움직임은 좋았지만 이란을 압도할만한 경기력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경기가 잘 풀리지 않던 한국은 이동국을 투입했다. 이동국은 후반 43분 황희찬을 대신해 투입됐다. 전방으로 포진한 이동국은 후반 추가시간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정확하게 임팩트를 하지 못한 채 슈팅은 허공으로 솟았다.
시간이 부족했다. 이동국은 분명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그의 출전 시간은 후반 추가시간 포함 6분이었다. 그렇게 이동국의 복귀전은 끝났다. / 10bird@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